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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도 변해야” vs “당근 없고 채찍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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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평가제 찬반 논란 10년째 진행중
정부 "수업 전문성 제고… 내년부터 전면실시"… 교육현장 법안미비·예산부족 등 이유 '시큰둥'
교총 '조건부 찬성'에 일부 회원들 반대 여전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년 3월부터 법제화 여부와 관계없이 교원평가제(교원능력개발평가제)를 전국적으로 시범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은 10년째 진행 중이다.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조건부’ 찬성 입장을 표명했지만, 학부모단체와 일선 교사의 반대도 만만찮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유연한 태도를 보이지만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2000년 첫 논의가 시작된 이후 교원평가제를 둘러싼 논란을 짚어보고 해외 사례를 통해 대안을 모색해 본다.

‘평가 없는 조직은 안 된다.’ ‘시기상조이며 여건이 미흡하다.’

교원평가제를 놓고 교육계가 시끄럽다. 10년간의 해묵은 논란은 최근 교총이 교원평가제 수용 방침을 밝히면서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부가 교원평가를 골자로 한 ‘교원 수업전문성 제고방안’을 발표했지만 교단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당근’과 ‘채찍’을 병행해 수업 잘하는 교사를 우대하겠다는 것인데, 당근은 조금 주고 채찍만 휘두르려 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세몰이 나선 정부=미국 교육개혁의 상징으로 떠오른 30대 한국계 여성인 워싱턴DC 교육감 미셸 리는 “노조와의 대화와 관계없이 교사에 대한 새로운 평가방식을 적용하겠다. 성과를 못 내는 교사들을 퇴출할 방침”이라며 교육개혁을 표방했다. 그녀는 실제로 학생들의 성적과 교사 평가를 연계시켜 성적이 낮은 23개 학교를 폐교하고 300명이 넘는 교장·교사를 교단에서 퇴출시켰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최근 법제화 여부와 상관없이 내년부터 교원평가제를 전면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이 여론의 강한 호응을 얻자 정부의 후속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번 기회만큼은 더 이상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셈이다. 그동안 교원평가제에 반대해온 야당도 도입 자체에 찬성으로 돌아섰고, 지난 4월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정부는 “교원의 전문성 향상은 국가적 책무”라며 “무엇보다 국가전반적인 노동시장의 유연화, 장기고용 관행의 후퇴 등 교육 외적 요인의 여파로 교직도 변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청이 거세지고 있다”며 당위성을 피력했다. 교원평가에 따른 전문성 제고를 통해 교직사회가 국민들로부터 당당히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지난 3월 실시한 국민과 교원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76.3%, 교원 63%가 교원평가제 도입에 찬성했다는 것도 정부로서는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개혁 진단 및 시사점’이라는 논문에서 현 정부의 교육개혁에 대한 일반적 인식이 평균 이하였지만 교원평가제에 대한 당위성 부분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교원평가제를 더욱 구체화하기 위해 정부는 최근 ‘교사의 수업전문성 제고방안’을 내놓고 내년부터 모든 교사들이 학기마다 2회 이상 학부모와 동료교사 등에게 수업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또 교원평가에서 미흡 판정을 받으면 6개월 장기 집중연수를 받고 우수 교원에게는 학습연구년 등 인센티브가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정부가 내년 3월부터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교원평가제를 실시할 방침을 밝히면서 법안 통과 여부와 최종 시행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국어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시큰둥한 교육현장=
정부의 ‘희망’과 달리 일선 교육행정을 총괄하는 전국 시도교육감은 여전히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춘진 의원(민주당)이 지난 4∼9일 전국 시·도 교육감 16명을 상대로 ‘내년 3월부터 교원평가제를 전면 실시할 의사가 있는가’를 질문한 결과 “시행하겠다”고 답한 교육감은 절반을 조금 넘은 9명(56%)에 불과했다. 서울·부산·대구·대전·울산·경기·충북·충남·경북교육감이 찬성표를 던졌다.

인천·광주·강원·전북·경남·제주교육감 등 6명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내년 3월 강행에 대한 반대입장으로 해석된다. 인천·광주교육청은 ‘법안미비’를 이유로 들었다. 경남교육청은 “일선 학교의 동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제주교육청은 ‘시간·인력·예산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를 내세웠으며, 강원교육청은 절차상 문제점을 꼬집었다.

교총 내부에서 일부 회원 사이에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일부 회원들은 교총 홈페이지에서 “교원평가 수용 결정과 발표가 비민주적으로 결정됐다”면서 회원 탈퇴와 회장 퇴진 등을 주장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원희 회장이 홈페이지에서 ‘원론적 입장만 표명했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교원평가제 관련 일지

▲2000=교원평가제 도입 검토

▲2004. 2=‘사교육비 경감대책’의 일환으로 교원평가제 추진 발표

▲2005. 5=전교조 방해로 공청회 무산

▲2005. 11=교원평가 시범사업 발표

▲2006. 12=초·중등교육법개정법률안 제출

▲2007.2=교원능력개발평가 선도학교 506교 선정

▲2008.2=교원능력개발평가 선도학교 669교 선정

▲2008.5=초중등교육법 교육위 법안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

▲2009.2=교원능력개발평가 선도학교 1570교 선정

▲2009.3=교과위 주관 공청회 개최 무산

▲2009.3=교과위 법안심사소위에서 개정법률안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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