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기억도 없는 만화책 연체료가 230만원?"

입력 : 2009-09-03 11:15:40 수정 : 2009-09-03 11:15:4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묻지마 채권추심' 사례 빈번하게 발생

[세계닷컴]

사례1. 서울 성동구 배모씨는 얼마 전 ‘리더스자산관리대부’로부터 2003년 만화책을 반납하지 않았으므로 연체금 및 이자포함 채무금 230만원을 변제하라는 통지서를 받았다. 6년 전 기억이라 명확하진 않지만 대량으로 만화책을 빌려서 반납하지 않은 기억이 없기에 업체에 확인하니 빌린 내역이 있다며 무조건 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배씨는 예전에 해당 비디오대여점에 가입은 했지만 자신의 전화번호만으로도 도서나 비디오를 대여할 수 있는 허술한 대여 관리체계에서 빌리지도 않은 만화책 연체대금을 독촉 받고 있는 상황이다.

사례2. 서울 송파구 이모씨는 군대 간 아들이 7년전 고등학생 때 영화나라에서 책을 빌렸고 이를 반납하지 않았다며 물품대금 48,500원과 연체료 329만 9100원 등 총 335만1900원을 갚으라는 통지서를 받았다. 이 통지서에는 갚지 않으면 압류하고 신용불량자로 등록한다는 협박 내용이 있었다. 이씨의 아들은 지금 군대에 가 있고 빌린 사실도 없다고 하는 데 이런 터무니없는 협박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다.
 
최근 폐업한 도서·비디오 대여점에 가입했던 회원들을 상대로 수년전의 대여기록을 넘겨받아 근거가 불분명한 도서·비디오 연체료를 터무니없이 청구하는 소위 '묻지마 채권추심'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서울 YMCA시민중계실에 따르면  이러한 사례는 영화나라, 씨씨렌트 등 가맹점 형태의 대여점들이 폐업한 이후, 수천명의 대여점 가입 회원들의 기록을 넘겨받은 ‘리더스 자산관리대부 주식회사’라는 업체가 다수의 소비자를 상대로 '몇만원의 대여료와 수백만원에 달하는 연체료'를 내지 않으면 곧 법적 절차를 취하겠다는 협박장을 보내면서 소비자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례들이 적게는 3년에서 7년 전 일로서, 비디오나 책을 빌린 기억 자체가 없거나, 분명히 비디오를 반납했다는 소비자, 고등학생 때 빌린 비디오를 가맹점이 문을 닫아 반납할 수 없었는데 한 번의 독촉 절차 없이 돈을 요구하는 사례 등 적절한 확인 절차도 없이 마구잡이로 돈을 받아내려고 한다는 점이다. 특히 사회경험이 부족한 20대 초반의 대학생이나 청년들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점을 악용하여 부당한 연체료를 요구하면서 ‘신용정보 전산망에 등록된다는’고 겁을 준 뒤 합의를 유도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의복, 침구, 장구 기타 동산의 사용료의 채권에 대해서는 1년간 권리행사를 하지 않은 경우 소멸시효가 완성하며(민법 제164조 2호) 책이나 비디오 대여료의 경우 이 기준에 해당된다. 위의 사례의 경우, 대부분 이미 채권소멸시효가 지난 상태에서 수십~수백만원의 부당한 연체료를 청구하고 있으며 도서 및 비디오를 이미 반납했거나 연체사실이 불분명한 소비자들에게도 연체료를 납부하라는 독촉장을 보내고 있다.

특히, 비디오 및 도서 대여의 경우 일반적으로 대출증이나 반납증을 교부하지 않고, 대여점에서 대여 반납업무 및 기록을 자의적으로 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대여 및 반납여부를 명확히 확인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주로 경험과 법률 지식이 부족한 청년층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수년 전 비디오 대여 및 반납 연체료를 강요하는 것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소비자의 상황을 악용하는 것이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이 업체의 부당한 채권추심업무에 대한 피해사례들이 많이 접수되고 있고 그 피해가 더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어 우선 ‘소비자 경보’를 발령한다"며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주의를 요청하며, 부당한 채권추심행위로 인한 피해가 있거나 우려되는 경우, 서울YMCA 시민중계실 (02-733-3181, http://consumer.ymca.or.kr/)에 접수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유명준 기자 past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혜윤 '사랑스러운 볼하트'
  • 김혜윤 '사랑스러운 볼하트'
  • 채수빈 '매력적인 미소'
  • 조보아 '아름다운 미소'
  •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