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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성매매에 빠진 ‘추한 한국인들’

입력 : 2009-07-27 08:49:52 수정 : 2009-07-27 08: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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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세계 곳곳서 498명 검거… 전년보다 5배 늘어
선원·관광객은 물론 10대 청소년까지 ‘나라 망신’
“정부, 국내서만 강력 단속… 각국과 공조 나서야”
남태평양에 위치한 인구 11만명의 조그마한 섬나라 키리바시.

한국 원양어선이 정박하면 현지 소녀들이 탄 작은 보트들이 몰려든다. 한국을 비꼬아 ‘꼬레 꼬레아’로 불리는 매춘 여성들이다.

풍족한 어장에도 고기를 잡을 배가 없어 다른 나라 원양 선단에 조업권을 팔아야 할 정도로 가난한 이 나라는 2000년대 초반 한국 어선들의 진출과 함께 성매매까지 함께 상륙했다. 한국 선원들은 처음에 술집이나 모텔 등지에 머물며 소녀들을 상대로 성매수를 했다. 2003년 키리바시 정부가 한국 배의 입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고, 이듬해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회의에서 이 문제가 국제이슈화하자 이제 선원들은 땅에 내리지 않고 배 안에서 성매매를 하고 있다.

지난 6월 키리바시 현지의 한 의사는 국제 NGO인 ‘어린이 매춘·포르노와 성을 목적으로 한 어린이 인신매매 근절 운동’ 한국 지부(엑팟 코리아)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한국 선원들이 계속해서 배 안으로 ‘꼬레 꼬레아’들을 불러들이고, 지금은 한술 더 떠 포르노물까지 퍼뜨리고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전해왔다.

‘어글리 코리안’들은 키리바시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나라 망신을 시키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성매매방지법 시행 등 국내 단속의 고삐는 죄면서 해외에서 벌어지는 우리 국민의 성매매 단속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2007년 해외에서 성매매 알선이나 성매수·매도 등으로 검거된 인원은 89명이었으나 2008년 498명으로 5배가량 늘었다. 올 들어서는 1분기까지 28명이 붙잡혔다. 단속지역도 2007년 중국과 미국, 호주 등지에서 2008년 중국,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대됐다.

엑팟 코리아는 한국 남성의 성매매 행태가 ‘저질’이라고 전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피임용품 사용을 거부하고 성매매 여성을 거칠게 다루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필리핀 관광에 나선 한국 남성들 사이에선 골프와 성매매가 필수코스처럼 여겨지면서 이젠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어학연수 학생들까지 성매수에 나서는 지경이다.

정부가 지난해 3월 여권법을 개정해 성매매 관련 범죄자에 대한 여권 발급을 제한하거나 여권을 취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아직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여권 발급 제한 사례는 2005년 2건, 2006년 8건, 2007년 11건, 2008년 6월 현재 5건뿐이다.

우리와 태국, 중국 등 12개국 간에 형사사법공조 조약이 맺어져 있지만 강력범이 아닌 성매매 사범의 경우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

반면, ‘기생관광’ 등 자국민의 해외원정 성매매로 시달렸던 일본은 각국 경찰과 매년 협의회를 여는 등 긴밀한 협조 체계를 갖춰 대응하고 있다. 또 일본과 대만에서는 정부와 NGO가 나서 내국인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성매매 없는 여행’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에어프랑스 등 항공사들도 섹스여행을 금지하는 기내 홍보물을 상영하며 측면 지원하고 있다.

오신성희 엑팟 코리아 간사는 “해외 성매매 알선 조직의 활성화와 대형화가 앞으로 문제로 대두할 가능성이 큰 만큼 하루빨리 정부가 우리 국민이 즐겨 찾는 국가들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해외 성매매 근절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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