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평균의 3배… “호흡기 외에 피해” 주장도
강원도 영월 시멘트공장 인근 지역의 성인들 중 절반 가량이 호흡기계 질병인 만성폐쇄성질환(COPD)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민 평균의 3배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은 걱정하던 일이 현실화됐다며 공포감에 휩싸였다.
이번 조사결과는 석면광산 인근 주민이 석면에 장기간 노출돼 폐질환을 앓고 있다는 최근 발표에 이어 나온 것이어서 더욱 충격적이다.
환경부는 쌍용양회와 현대·아세아 시멘트 공장 및 광산이 있는 영월군 서면과 주천면 주민 1496명(초등학생 100명, 성인 1396명)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성인을 상대로 한 호흡기 질환 검진에서 검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 유효 조사자 799명 중 47.4%(379명)가 기관지나 폐에 염증이 생기고 조직이 손상돼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는 COPD 유소견자로 파악됐다.
2007년 전 국민의 COPD유병률은 16.1%에 불과했다.
환경부는 그러나 표본조사를 통해 가중치를 부여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와는 달리 이번 조사는 질환 호소자나 희망자를 상대로 이뤄진 데다 비교군이 없어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를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점조사 지역인 영월군 서면 지역은 유효조사자 696명의 47.1%(328명)이 COPD 유소견자로 진단됐다. 흉부방사선 검사 유소견자 16명에 대한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에서는 폐암 1명, 진폐증 5명, 기타 폐암 의증 1명, 폐렴·폐결핵 9명 등 16명의 환자가 확인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진폐증 소견자는 분진 오염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폐암 환자의 경우엔 암 발생의 다양한 원인을 고려할 때 주변환경과 발병을 직접적으로 연관짓기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피해구제를 위한 유병자 관리, 건강피해 보상 등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주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서면에 살고 있는 김용복(54)씨는 “그동안 걱정만 했던 게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니 정말 걱정된다”고 말했다.
호흡기 질환 외에 다른 이상이 없다는 조사 결과에 대해 불신을 드러내는 주민도 있었다. 피부병을 앓고 있다는 황의철(78)씨는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몸이 가려워 약으로 버티고 있는데도 이상이 없다니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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