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시리즈'는 커뮤니티 사이트 '듀나의 영화낚서판', '이글루스'를 통해 더욱 활성화 됐다 >
인터넷상에서 '각종 전문가 시리즈'가 유행이다. '당신을 XX 전문가로 만들어주겠다' 라는 솔깃한 제목으로 각종 게시판을 도배하는 이 시리즈는 축구에서부터 클래식, 록, 영화, 수학, 경제학,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 등 다양하다.
이는 지난해 7월 포털사이트 네이버 해외축구 관련 기사 댓글란에 달렸던 유머 글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며 패러디되고 있는 것으로, 최근 대세에 동참한 네티즌들이 늘어나면서 패러디 분야가 더욱 다양해지고, 세분화되고 있다.
< 네이버 기사 댓글에 달렸던 유머글, 각종 패러디의 원본글이기도 하다 >
'당신을 축구 전문가로 만들어주겠다'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진 해당 글은 당시 '네이버에서 축구 전문가가 되기 위한 조건' '축구 전문가가 되기 위한 매뉴얼' 등의 제목으로 퍼졌다.
원본 글 즉, '각종 전문가 시리즈' 작성의 매뉴얼(안내서)이 되는 이 유머 글은 총 2편까지 올라왔지만, 축구 관련 내용으로 네티즌끼리 논쟁이 벌어졌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멘트들을 소개하는 2편보다 그들에게 그럴듯한 '축구 전문가'로 보일 수 있는 정보를 담은 1편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각종 축구 경기를 일일이 찾아보지 않아도, 매뉴얼만 숙지하면 되는 간편함 때문이다.
특유의 재치있는 표현도 웃음을 자아낸다. 이는 이러한 패러디를 더욱 활성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축구는 절대~볼 필요 없습니다. 매뉴얼만 숙지하시면 됩니다'라는 서두는 '음악은 절대~들을 필요 없습니다. 매뉴얼만 숙지하면 됩니다' '영화는 절대 볼 필요 없습니다. 매뉴얼만 숙지하시면 됩니다' 등의 문장으로 쉽게 변형 가능하다.
또한, 글 말미에 마치 방금 생각난 듯이 주의 점을 덧붙이면서, 그렇지 않으면 '개무시 당합니다'라는 문장은 패러디의 핵심이다. 이를 작성하는 네티즌들의 재치가 묻어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원본 글에서는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박지성 맨유 가고 나서부터 EPL 봤다고 절대 고백하지 마십시오. 개무시 당합니다'라고 적고 있다.
< (위) 클래식 (아래) 소녀시대 접목한 '전문가 시리즈' >
이는 각 분야의 매뉴얼에서 '노다메 칸타빌레 보고 나서부터 클래식 듣기 시작했다고 절대 고백하지 마십시오(클래식)' '사탕 흔드는 거 보고 소덕 됐다고 절대 고백하지 마십시오(소녀시대)' 등 주의를 당부하는 패러디로 이어졌다.
한편, '전문가 시리즈'를 접한 네티즌들은 단순 유머 글을 넘어 '지적 허세 혹은 아는 체에 대한 비꼼'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각 분야 '전문가 시리즈' 게시물 밑에는 해당 글에 대한 평가와 함께 생산적인 토론도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각 분야에 전문가들이 많긴 많구나" "전공을 살려 한 번 써보고 싶다" "~ 분야에 대해서도 써달라"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어, '전문가 시리즈'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디시뉴스 나유나 기자]
----------------------------------------------------------------------
- Copyright ⓒ디시뉴스(www.dcnews.in).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