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와 강도짓을 벌이거나 배가 고파 식료품을 훔치는 등 경기불황 속 생계형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일 여주인이 홀로 있는 카페에 들어가 금품을 빼앗은 김모(32)씨와 아내 박모(2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7일 오전 2시30분쯤 서울 은평구의 한 카페에 들어가 혼자 있던 여주인(51)을 흉기로 위협해 현금과 귀금속을 빼앗는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200만원을 강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한 달여 전 일해오던 가구 공장을 그만두고 경제적 궁핍에 시달려 왔다고 진술했다”며 “박씨가 임신 3개월인 데다 6살 난 딸이 있는 점을 감안해 불구속 수사키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친 김모(6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는 1일 오후 4시께 서울 중구 봉래동의 한 마트에 들어가 참기름과 캐러멜, 사탕, 술 등 1만6000원어치를 몰래 들고 나온 혐의를 받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인 김씨는 서울역 인근의 하루 7000원짜리 쪽방에 거주하면서 일용직 노동을 해 왔으며 경찰 조사에서 “너무 배가 고파서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주머니에 동전 900원, 통장에 7만원밖에 없어 조사 후 구내식당에서 밥을 사주고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노숙자들끼리 텃세를 부리다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기도 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달 27일 0시20분쯤 서울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고참 노숙자’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조모(62)씨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8개월간 노숙을 해 온 조씨는 노숙 생활 10년째인 박모(35)씨가 “다른 곳에서 자라”고 말하자 격분해 평소 가지고 다니던 흉기로 박씨의 복부 등을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재홍 기자 h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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