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병은 치료가 불가능했던 예전에는 ‘문둥병’ 또는 ‘천형병(天刑病)’이라 불릴 정도로 공포의 전염병이었다. 그러나 이 한센병도 1941년 특효약인 DDS가 발명되면서 완치가 가능해졌으며, 초기 발견시에는 쉽게 치료가 돼 한센인도 오늘날에는 일반 피부질환자와 같이 자유로이 생업에 종사하며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전염성도 실제로 활동성 양성인 경우만 전염이 되며 양성인 경우도 약을 복용하면 음성으로 전환돼 전염률은 극히 희박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그동안 한센인에 대한 차별은 계속되어 왔다. 특히 국가 공권력에 의한 격리수용 정책에 대해서는 전세계적으로 인권의 침해로 배상 판결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한센병 환자들이 1998부터 나병환자 격리정책으로 인권을 침해 당했다며 정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2001년 5월 일본 구마모토(熊本)지방법원은 이 소송에서 정부의 피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판결 직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항소 포기를 선언했고 ‘한센병 환자 보상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돼 1만여명의 환자와 유족들에게 환자 1인당 800만∼1400만엔씩 보상금이 지급됐다.
2005년 10월에는 일본 도쿄 지방법원이 식민지 시대에 일본에 의해 대만 타이페이 소재한 ‘낙생원’에 강제 수용된 대만인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일본은 2007년 한국 한센인들이 제기한 ‘소록도’ 소송에 대해서 원고측의 청구를 기각해 논란이 야기시켰다. 소록도는 일본이 1916년 자혜병원(현 국립소록도 병원)을 세우면서 한센병 환자들이 격리 수용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에서는 ‘한센인특별법(약칭)’ 전면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세계 최초 한센인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이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임 의원은 16세때 한센병에 걸려 병이 완치된 후에도 한센인 마을에 정착, 한센병 환자들의 인권운동을 주도해왔다.
정부는 2007년 ‘한센인피해사건의 진상규명 및 피해자생활지원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지난해 10월 18일부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법에는 한센인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배상의무 및 실질적인 보상책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따라서 임 의원은 한센인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차별에 대한 국가의 배상의무, 보상금 및 생활지원금 지급 규정 등을 담았다. 임 의원은 “한센인 피해사건들은 국가 공권력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국가차원의 책임있는 조치가 이뤄져야 마땅하나, 사건 발생 50여년이 지나도록 정부차원에서의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이나 보상조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20일 특별법 관련 입법공청회를 국회에서 가진다.
특별법이 마련되면 93년간의 국내 한센인 고통을 치유하는데 일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일본이 소록도의 책임을 인정토록 하는 매개체가 될 전망이다.
하동원 기자 good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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