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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증권 매각 비리' 관련자 '재테크' 백태

입력 : 2008-12-16 09:37:16 수정 : 2008-12-16 09: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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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칫돈 쪼개 측근 맡겨 펀드 투자했다 '쪽박'도

최근 한 전직 공기업 사장이 뇌물 3000만원을 3년 넘게 집에 보관한 일로 화제가 됐다. 청탁과 함께 받은 돈인 데다 자금추적이 쉬운 수표라 쓰기에 꺼림칙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비리 사건 관련자들의 행태와 비교하면 ‘애교’ 수준이다. 이 사건 관련자들은 받은 ‘검은돈’을 이리저리 굴려 재산증식을 꾀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정화삼씨, 펀드로 돈 날려=세종캐피탈에서 “세종증권이 농협에 매각되도록 도와 달라”는 부탁과 함께 약 3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화삼씨와 동생 광용씨가 대표적이다. 이 돈 중 상당액의 진짜 주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구속)씨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광용씨는 30억원 중 약 10억원을 경남 김해시와 부산 수영구의 성인오락실에 투자했다. 2006년 초만 하더라도 성인오락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다. 하지만 ‘바다이야기’ 사건이 터지면서 된서리를 맞았다.

동생이 별 ‘재미’를 보지 못하는 사이 형은 펀드 상품 투자에 나섰다. 손실이 계속되면 노씨에게 갈 몫이 점점 줄어들 것 같아서다. 하지만 ‘검은돈’에는 운도 안 따르는지 재산을 불려 보려는 정씨 의도는 수포로 돌아갔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주가 폭락의 직격탄을 맞아 투자한 수억원을 몽땅 날렸다고 한다.

◆정대근씨, 뇌물로 ‘재테크’=정대근(수감 중) 전 농협중앙회장은 세종캐피탈로부터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게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50억원을 받았다. 그는 박연차(구속) 태광실업 회장에게서도 휴켐스 인수 등 대가로 20억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 이 사건 관련자 중 가장 큰 돈을 챙긴 만큼 용처에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당초 정씨가 이 돈을 자신의 구명 로비에 쓴 것으로 의심했다. 현대자동차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그를 구치소까지 찾아가 면회한 국회의원 명단을 살펴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정씨는 로비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50억원 임자도 자신이 아니라 측근인 남경우(구속) 전 농협 축산경제 대표라고 둘러대고 있다.

수사팀 판단은 다르다. 자금추적 결과 50억원의 뭉칫돈이 잘게 쪼개져 여러 경로로 유통된 것은 로비와 무관한 ‘재산 불리기’ 차원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남씨는 이 돈의 ‘관리자’일 뿐이란 게 검찰 결론이다.

검찰은 크리스마스 이전에 노씨를 구속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종결할 방침이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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