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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어린이 살해 용의자 정씨 가족 사진까지 떠돌아 인권침해 논란

입력 : 2008-03-24 15:37:36 수정 : 2008-03-24 15: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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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정모씨가 블로그에 올린 자신의 사진
 안양 초등생 납치·살해 사건의 피의자 정모(39)씨의 블로그가 알려지면서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이와함께 네티즌들이 블로그에 있던 정씨의 동생과 조카 등 가족 사진까지 퍼날라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씨가 2005년 7월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만든 블로그에는 자신의 사진 뿐만 아니라 여동생과 조카의 사진이 이름과 함께 올려져 있다. 이 블로그를 찾은 일부 네티즌들이 ‘안양 초등학생 유괴 용의자 정××의 면상. 사람을 죽여놓고 웃으면서 자기 사진을 올렸다’는 글과 함께 용의자의 사진을 옮기면서 여동생과 조카의 사진까지 퍼나르고 있다. ‘죽어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조카 생각은 안났냐’고 적기도 했다.

 하지만 범죄와는 관련이 없는 정씨의 동생과 조카 사진까지 떠돌면서 비난의 대상이 돼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네티즌은 “조카가 무슨 죄라고 조카사진을 퍼오느냐”고 말했고, 또 다른 네티즌도 “삼촌이 나쁜놈이니 조카의 인생도 끝장나야 한다는 논리냐”며 우려했다.

 정씨는 군포에서 실종된 A(당시 44세) 여인을 살해한 지 1년여 만에 블로그를 만들어 일기형식의 글과 노래가사, 사진 등 9건의 게시물을 올렸다. 내용 중에는 ‘조용히 일하며 살고 싶었는데.. 이젠 그렇게 힘들진 않아. 그래도 또 다른 무거운 것이 날 짓누르고 있어’ 등 자신의 심경을 글로 표현하기도 했다.

 2005년 12월 23일 올린 게시글에는 ‘생각할수록 가슴은 터질 것 같다. 난 이런 고통을 잊는 법을 알고 있다. 어떤 방법이 나에게 행복을 주는 걸까’라며 고민을 털어놨고, 결혼을 생각하던 여자친구가 죽은 지 1년 뒤 올린 글에서는 ‘세상은 파랗고 좋은데 왜 이렇게 일찍 떠났는지. 예전처럼 한 달만이라도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적기도 했다.

 마지막 글은 두 초등생을 살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 1월에 쓴 것으로 ‘아픈 기억 속에 나를 가두지마요. 아름다운 이 세상이 너무 슬퍼져요’라는 가사의 대중 가요를 옮겨놨다.

 2년 전에 올린 조카 사진에는 ‘이제는 널 볼 수 없구나. 잘 자라고 나중에 보자’라며 묘한 여운을 남기는 글을 쓰기도 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segye.com 

세계일보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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