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검사 이어 중앙부처 공무원도 연루…전방위 로비 사실로

입력 : 2012-11-13 01:25:10 수정 : 2012-11-13 01:25:1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조희팔 사건’ 파장 어디까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은닉 자금에 대한 경찰 수사가 검찰간부 비리 의혹으로 번진 데 이어 공무원 조직으로 확산하고 있다. ‘조씨가 자신을 비호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사회지도층에 로비를 펼쳤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서울고검 김모 부장검사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은 날선 신경전 속에서 수사 고삐를 죄고 있다.

서울고검 김모 부장검사 비리 의혹 수사권을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이 정면 충돌한 가운데 12일 김기용 경찰청장(왼쪽)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제원 기자
◆‘조희팔 사기사건’ 파장 어디까지


12일 사정기관에 따르면 경찰은 김 부장검사 비리 의혹 수사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공무원 비리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조씨가 유사수신 사기행각을 벌이면서 막대한 범죄수익을 챙겼다”면서 “돈이 검경에만 갔겠느냐”고 반문했다. 경찰은 조씨 은닉자금을 찾기 위해 관련 계좌 700여개와 수표 2000여장을 추적했으며, 공무원 비리도 이 과정에서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 사건의 공무원 연관설은 소문만 무성했을 뿐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 그동안 경찰 여럿이 조씨 측과 부적절한 돈거래를 한 혐의로 사법처리되거나 징계를 받았을 뿐이다. 이 관계자는 “경찰의 다음 수사 타깃은 공무원”이라며 “그 이후는 수사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경이 서로 ‘끝장수사’를 천명한 김 부장검사 거액수수 의혹 사건도 애초 조씨 사건이 발단이었다. 조씨의 은닉자금을 추적하던 경찰이 2억4000만원가량 송금된 최모씨의 계좌를 발견했고, 이 계좌의 실소유주를 찾는 과정에서 김 부장검사 존재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조씨는 전국에 10여개 피라미드 업체를 차리고 의료기기 대여업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2004년부터 5년여에 걸쳐 4만∼5만명의 투자자를 끌어모아 돈을 가로챘다. 조씨 일당이 빼돌린 돈은 3조5000억∼4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피해자 모임인 ‘바른가정경제실천을위한시민연대’ 김상전 대표는 “사기 피해자 중에는 지도층 인사들도 꽤 포함돼 있다. 이는 ‘누구도 날 건드리지 못한다’는 조씨 주장이 신뢰할 만했기 때문”이라며 “검경 갈등 구조에 매몰돼 있지만 실체는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실련은 조씨 사기사건과 관련해 5년 넘도록 증거 수집을 해오고 있다.

◆속도 내는 검경 ‘이중수사’


김 부장검사 비리 의혹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김 부장검사가 대가성 있는 자금을 받았다고 판단할 만한 상당한 진술과 정황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참고인 조사를 통해 확인된 것만 수백만∼수억원대로 편차가 크다. 이는 김 부장검사가 사안에 따라 다양하게 금품을 수수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가 사건 수임을 하듯 돈을 받은 모양새”라고 말했다.

경찰은 혐의 입증을 위해 김 검사나 검사 동료, 소속 검찰청이 금품을 제공한 기업이나 사람과 관련된 수사 또는 내사를 한 적이 있는지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등에는 사실조회 협조 공문도 발송했다.

경찰은 13일부터 유진그룹 관계자 등 김 부장검사에게 돈을 입금한 주요 참고인을 소환한다. 이들 중 일부는 피의자로 신분이 바뀔 수도 있다. 경찰은 특히 김 부장검사가 2010년쯤 다른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새로운 제보도 확보했다.

김수창 특임검사팀은 이날 경찰이 소환예정이던 유진그룹 관계자를 전격 소환조사했다. 김 부장검사도 13일 검찰에 출석한다. 특임검사팀 관계자는 “경찰은 경찰 나름대로 하는 것이고, 우리는 우리 방식의 수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르테미스 희진 '금발 여신'
  • 아르테미스 희진 '금발 여신'
  • 한소희 '시선 사로잡는 타투'
  • 송지우 '깜찍한 꽃받침'
  • 표예진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