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 수감 중인 죄수와 수녀가 오랫동안 편지로 우정을 나눈 영화 같은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씨와 올해로 서원 40년을 맞은 시인으로 더 유명한 이해인 수녀다.
현재 경북 청송교도소에 무기수로 수감 중인 신씨는 최근 암 투병 중인 이해인 수녀에게 편지를 썼다.
신씨는 가지런한 친필로 이해인 수녀를 가리키는 ‘이모님께’로 시작하는 편지 두 장을 최근 이해인 수녀의 신작 시집 ‘엄마’를 펴낸 (주)샘터사에 보내왔고, 샘터는 병상의 이해인 수녀에게 전달했다. 하루빨리 쾌유를 빈다는 응원의 메시지가 담겼다.
샘터사에 의하면, 두 사람은 2002년 이해인 수녀가 시집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인연을 맺고 그동안 수십 통의 편지를 주고받아왔다.
신씨는 편지에서 “마을 중앙에서 두 팔 벌린 당산나무 같은 이모님. 따가운 햇살을 온몸으로 막아 삶에 지친 영혼들의 쉼터가 되어주고 눈물을 닦아주는 수호수”라며 “처음 이모님의 병상 소식을 접했을 땐 눈물뿐이었습니다”라며 수녀의 투병 소식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신씨는 “그러나 지금은 울지 않아요. 걱정도 하지 않을 겁니다. 해빙이 되고 들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면 밝게 웃으시며 풍성한 품으로 절 부르실 걸 알기에 조용히 조용히 봄을 기다리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편지를 마무리했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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