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여당發 외환위기론 무책임하다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08-06-13 20:44:10 수정 : 2008-06-13 20:44:1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집권 여당의 정책 책임자가 외환위기론을 연일 거론해 파장이 일고있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경제상황이 외환위기 때 상황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조짐이 보인다”고 한 데 이어 12일 당 최고위원회에선 “구조적 (경제)위기 조짐이 있다”면서 “거시경제 불안으로 일어나는 사태는 대지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사실 우리 경제는 상당히 불안한 상태다. 유가·원자재가 급등 여파로 고물가와 저성장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날로 고조되는 상황이다. 지난 5월 수입물가가 44.6%나 올라 10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어제 한국은행 발표도 위기감을 더해 준다. 임 의장이 이같은 위기상황을 걱정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외환 위기를 직접 거론한 부적절한 비유와 국가신인도에 미칠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하면 무책임한 발언이 아닐수 없다.

물가상승과 단기외채 급증 등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외환위기 당시와 비슷한 건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위기의 재발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분석한다. 이성태 한은 총채도 어제 외환위기 가능성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게다가 사실상 기존 합의를 깨자는 소고기 추가협상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우리 나라 신인도가 흔들리는 상황에 임 의장 발언이 나와 국가신용등급 평가에 악영향을 미칠 소지가 없지 않다. 임 의장은 경제관료 출신으로 이를 모를 턱이 없다. 그래서 우국 충정보다는 다른 의도가 담긴 발언이라는 의구심을 사는 것이다. 국민의 관심을 소고기에서 경제로 돌리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왜 나오겠는가.

여당은 무책임하고 백해무익한 발언을 삼가야 한다.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경제난을 헤쳐나갈 대책 마련에 골몰할 때이지 불안감 조성부터 앞세울 계제가 아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국민에게 속 시원한 대책은 내놓지도 못하면서 불안감만 키우는 게 집권 여당이 할 일인가.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혜윤 '사랑스러운 볼하트'
  • 김혜윤 '사랑스러운 볼하트'
  • 채수빈 '매력적인 미소'
  • 조보아 '아름다운 미소'
  •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