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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테러전 주역 방호차 애물단지로

입력 : 2012-03-08 20:40:07 수정 : 2012-03-08 23: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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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아프간戰 철수따라
美 MRAP 수만대 처치 곤란
유지비 비싸 해외매각 검토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수많은 미군의 생명을 지켜내며 효자노릇을 한 ‘특수방탄차량(MRAP·사진)’이 졸지에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미국이 이라크 주둔 미군 철군에 이어 아프간 전투작전도 종료하기로 결정하면서 두 전장에 투입했던 수만대의 MRAP 처리 문제가 골칫거리로 등장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MRAP는 험비 차량에 방탄기능을 추가한 특수차량이다. 미군이 ‘테러와의 전쟁’ 개전 이후 대전차지뢰와 로켓포 공격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개발한 신형 전술차량이다. 이 차량은 지뢰가 폭발하더라도 그 충격이 차량 양 옆으로 분산될 수 있도록 차체 바닥을 ‘V’자로 만들었고 탑승실은 두꺼운 강철판과 방탄유리로 설계됐다.

로버트 게이츠 전 미 국방장관은 퇴임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MRAP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수천, 수만의 미군을 구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미군은 지금까지 3만대에 가까운 MRAP를 두 전쟁에 실전 배치했다.

미군은 테러와의 전쟁 종전 결정을 내린 이후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용으로 특별 제작된 MRAP 처리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신국방전략이 이라크·아프간 전쟁 같은 대규모 전쟁방식에서 신속 기동전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MRAP의 전술적 효용가치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나면 MRAP 일부는 훈련용으로 사용되지만 나머지는 군수창고에 보관할 수밖에 없다. MRAP 연간 유지 비용은 대당 1만∼2만달러. 예산감축 압박에 시달리는 미군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미 국방부는 MRAP의 해외 매각, 미국 국경지대 배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방위산업 컨설턴트인 로런 톰슨은 “MRAP는 오바마 대통령이 미래 국방전략의 좌표로 제시한 융통성, 유연성, 민첩성 중 그 어느 덕목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남규 기자 coolm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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