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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부동산시장 ‘날개없는 추락’

입력 : 2009-07-16 10:47:32 수정 : 2009-07-16 10: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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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수도권 맨션 분양률 17년來 최악
건설업자 도산 속출… 美·中 회복세와 대비
일본에 ‘잃어버린 10년’의 아픈 기억이 되살아나고 있다.

잃어버린 10년이란 1980년대 말∼90년대 일본 열도를 덮친 엔고 충격으로 촉발된 경제몰락을 일컫는 말이다. 당시 일본은 엔고로 인한 경기침체, 자산가격폭락 사태를 맞았다.

자산가격 폭락 공포는 최근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해 가을 금융위기로 시작된 일본 부동산시장의 추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의 맨션(한국의 아파트 개념)의 분양 호수는 1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도쿄 중심가의 고층 빌딩에는 빈 사무실이 넘쳐난다. 미국, 중국, 영국 등 주요국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일본 경제계에서는 “자산가격 폭락의 쓰린 경험이 시장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되살아나는 일본버블 붕괴의 공포=15일 일본의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9년 상반기 수도권(도쿄도, 가나카와현, 사이타마현, 지바현)의 맨션 분양 호수는 1만5898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줄었다. 이는 부동산 ‘버블붕괴’가 시작된 1992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분양사들이 10% 이상 가격을 깎아줘도 팔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연구소 측은 맨션분양 시장이 냉각되면서 올해 전체 분양전망치도 당초 4만7000호에서 3만5000호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빈 사무실도 늘어간다. 일본 최대 부동산 중개회사인 미키쇼지는 6월 말 현재 도쿄 도심의 사무실 공실률은 지난달보다 0.29포인트 상승한 7.25%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도쿄의 사무실 공실률이 7%대를 돌파한 것은 4년9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완공 1년 미만의 대형 신축빌딩의 공실률은 1년 전보다 23.66%포인트 증가한 32.89%에 달했다. 이 때문에 사무실 세입자를 채우지 못한 채 ‘울며 겨자 먹기’로 개업하는 신축빌딩도 적지 않다. 미키쇼지는 “경기침체에 기업들이 정리해고를 하며 사무실을 축소 통폐합하거나 교외로 이전해 빈 사무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성이 발표한 5월의 전국 맨션 착공 호수는 전년 동월대비 60% 감소한 6130호로 1985년 통계 개시 이후 두 번째로 적었다.

◆일본과 다른 길을 걷는 나라들=일본을 제외한 다른 주요국의 부동산 시장은 힘차게 기지개를 켜고 있다. 미국은 4월 주택판매 규모가 7년6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고, 중국도 최근 4개월 연속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다. 영국은 지난 5월 20개월 만에 주택 가격이 하락을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세계적인 부동산회사인 존스 랭 라살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CEO인 알라스테어 휴즈은 “세계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거쳐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 돈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만은 아직 바닥을 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상 부동산 시장은 실물경제의 회복으로부터 9개월 정도 늦게 호전되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부동산시장은 내년 이후에나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듯’ 일본인의 부동산 투자심리는 좀체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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