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중계하듯 공습상황 보도하다니"… 국제사회, 이스라엘 태도에 분노

팔人 사망자수 코미디 소재로 삼아 빈축
폭격장면 보기위해 국경에 주민들 몰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전쟁 상황을 즐기는 듯한 일부 이스라엘 주민의 태도에 국제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10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스라엘 ‘에레츠 네헤데레트(훌륭한 나라)’라는 TV 코미디쇼는 지난주 이스라엘 공격에 따른 팔레스타인 사망자 집계를 코미디 소재로 삼아 빈축을 샀다.

종군기자로 분장한 연기자 탈 프리드만은 방송에서 “(사망자 수가) 현재 원정팀 500명 대 홈팀 4명입니다. 아직 괜찮습니다만, 만족할 수 없습니다. 격차를 더 벌려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잠시 뒤, 그는 “아! 말씀드리는 순간, 의류상점 1곳을 강타했습니다. 원정팀 501명이 됐습니다”라고 스포츠를 중계하듯 공습 상황을 전했다.

뒤 이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사령관 역할을 한 다른 연기자가 “우리는 어린이를 인간 방패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폭격 전 연락 주세요. 사진 찍을 카메라를 준비해야 하니까요”라고 농담 아닌 농담을 해댔다.

방송이 나간 뒤 국제사회는 물론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인간의 생명을 코미디 소재로 삼은 방송에 대한 비난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스라엘 일간 마리브의 노아 예블린 기자는 “그런 조롱은 이스라엘인을 웃게 할 순 있지만, 생각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코미디라고 해도 다양한 시청자 층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문제의 코미디 쇼 작가는 “이런 코미디에서 즐거움을 얻는 사람도 적지 않다”면서 “우리의 일은 대중이 듣기 싫은 것이라도 계속해서 알리고 균형을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국경지대에는 팔레스타인 마을 폭격을 구경하려는 이스라엘 주민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들 구경꾼들은 공격 중계를 듣기 위한 휴대용 라디오와 망원경, 간이의자, 도시락까지 준비해 폭격을 ‘관람’하고 있다. 일부 10대 청소년은 폭격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기도 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안석호 기자, 연합뉴스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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