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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젊은 직장인들 "월급 많아져도 승진 안할래요"

입력 : 2008-11-03 09:37:57 수정 : 2008-11-03 09: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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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일본 직장인 니시키도 히데카즈는 얼마 전 승진했다. 월급도 많아졌고, 대우도 좋아졌지만 그는 별로 기쁘지 않다. 야근이 늘어난 탓에 여자친구를 만나거나 취미생활을 즐길 시간이 줄었기 때문이다.

업무에서 책임질 부분이 많아졌다는 것도 달갑지 않다. 그래서 그는 상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다음부터는 승진하고 싶지 않습니다.”

일본에서 승진을 기피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이들을 일컬어 ‘호도호도족(적당적당족)’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호도호도족의 생각은 한마디로 ‘승진해서 업무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돈 좀 적게 벌더라도 자유를 누리겠다’는 것이다.

1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도쿄도청 공무원 가운데 승진시험을 치른 사람은 14%에 그쳤다. 십여년 전만 해도 승진시험 응시자는 40%에 달했다. 일본 전자업체인 산요는 관리직을 희망하는 직원이 예상보다 턱없이 줄자 30세 이상 전 사원에게 ‘경력 관리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 강연을 강제로 듣게 했다.

서점의 자기개발서 코너에는 호도호도족을 위한 새로운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승진이 싫은 직장인을 위한 생존법’, ‘모두 다 지도자가 될 필요는 없다’ 따위의 책들이다.

호도호도족을 그린 만화 ‘오타리맨’의 작가 오시타니 마코토는 “기성세대들은 평생을 직장에 투신했지만 1990년대 장기 불황 때 가차없이 해고됐다”며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란 젊은이들이 부모 세대와는 다른 가치관을 갖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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