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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카인드 리와인드' 주변과 더불어 조촐하게 즐기는 이웃 같은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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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1-08 22:22:02 수정 : 2009-01-08 22: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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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개봉한 잭 블랙 주연의 코미디 영화 ‘비카인드 리와인드’는 차태현 주연의 ‘과속스캔들’과 비슷한 여운이다. ‘과속스캔들’이 차태현의 1인 연기에 전적으로 기대지 않은 연출로 500만 관객 동원에 성공했듯이 ‘비카인드 리와인드’ 역시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스쿨 오브 락’과 ‘아이스에이지’ ‘쿵푸팬더’ 등에서의 (목소리) 연기로 익숙한 잭 블랙식 영화에 머물지 않는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눈에 띄는 것은 잭 블랙은 물론 모스 데프(‘식스틴 블럭’ ‘이탈리안 잡’), 대니 글로버(‘눈먼 자들의 도시’ ‘리셀 웨폰’ 시리즈), 미아 패로(‘오멘’ ‘위대한 개츠비’), 시고니 위버(‘밴티지 포인트’ ‘에일리언’ 시리즈) 등 배우들 호연에 걸맞은 소재와 주제, 음악을 절묘하게 결합한 미셸 공드리라는 감독 이름이다.

공드리 감독은 원래 비욕과 롤링스톤즈, 셰릴 크로 등의 뮤직비디오와 리바이스, 나이키, 갭 등의 광고를 찍은 CF감독이었다. 독특하면서 몽환적인 비주얼로 관련 업계에서 승승장구하던 공드리 감독은 2001년 첫 장편 ‘휴먼 네이처’에 이어 ‘이터널 선샤인’(2004), ‘도쿄!-아키라와 히로코’(2008) 등으로 명성을 이어간다.

‘비카인드 리와인드’는 주연 잭 블랙이 “80년대 시대물이냐?”고 되물었을 정도로 ‘비디오 세대를 향한 찬가’에 가깝다. 필름 영화와 수제 특수효과, 비디오테이프 등 한때는 일상이었던 물건과 장소·방식이 ‘컬트’로 인식되는 요즈음, 감독은 ‘Sweded Video’(스웨덴에서 만든 영화의 비디오테이프)라는 상징어로 “일상의 재료와 간단한 기술로 만들어진 우리들의 영화를 주변과 더불어 조촐하게 즐기는 것”이 바로 제작자와 관객이 영화에서 기대하는 기본적인 즐거움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기본적인 얼개는 한 비디오 대여점의 테이프들을 실수로 모두 망가뜨린 두 친구가 주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고객이 주문한 영화들을 직접 제작하는 방식으로 복구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의 한 소도시에서 폐업 위기에 몰린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는 플레처(대니 글로버)는 가게 점원 마이크(모스 데프)에게 그의 사고뭉치 친구 제리(잭 블랙)를 조심하라는 당부를 남기고 DVD 대여점으로의 업종 전환을 위한 시장조사를 떠난다.

하지만 우연한 감전사고로 자석인간이 된 제리는 순식간에 가게 안의 모든 테이프를 지워버리게 되고 당황한 두 친구는 얼떨결에 자신들이 직접 영화를 찍어 고객에게 대여해준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화가 ‘고스트 바스터즈’ ‘로보캅’ ‘러시아워’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등 20편에 달한다. 관객 반응은? 뜻밖에도 “소 쿨(So Cool)”이다. 포복절도할 만한 유명 영화의 패러디 장면과 더불어 “완성된 영화가 좋든 나쁘든 상관없다. 만들어지는 자체가 가장 중요하다”는 감독의 소신이 뇌리에 남는 영화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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