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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의 다이어트 "이제 슬슬 살을 빼볼까?"

입력 : 2008-12-16 14:01:00 수정 : 2013-09-25 10: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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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 작심 끝에 양상추 됐다? 제2탄

필자는 개그맨이다. 길을 걷다보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는 사진을 찍자고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나는 투턱인 관계로 항상 얼굴을 위로 들고 찍었다. 그래야만 얼굴이 투턱이 안나오게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리고 항상 사진은 전신이 아닌 얼굴 위주로만 찍자고 내가 그분들에게 강요했으며, 행여 그분들이 “전신이 좋은데”하면 아쉬워하곤 했다. 

그리고 내가 방송국에 가면 우리 스타일리스트 윤경누님과 은영이는 항상 “배추(오빠)는 옷을 여러벌 가져와야해”라며 항상 내몸에 불만 아닌 불만을 토로했다.

어느날 현재 연기자 활동을 하고 있는 친한 허태희 형과 커피를 마시는데 “형 왜 나는 여자를 잘 못꼬시죠?”라고 묻자 형의 대답은 “살빼”

다시 물었다. “아니 그게 아니고 내 성격에 문제가 있나?” 그래도 형은 “살빼 무조건 빼. 옛날엔 너 귀여웠는데 지금은 아니야. 살빼”라고만 했다.

‘아 내가 지금 너무쪘나?’ 생각하고는 바로 또 커피에 설탕을 그리고 친구인 프림을 넣어 신세한탄을 했다. 그리고는 ‘괜찮겠지’라고 내 자신을 타이르며 하루하루 그냥 보냈다.

그러던중 운이 좋게 <그들이 온다>라는 영화를 찍게 됐는데 역할은 연예인을 꿈꾸는 편의점 알바생 달식이였다(영화 내용은 꼭 극장을 찾아주세요). 그렇게 난생 처음으로 장편영화를 열심히 찍고 또 찍었다. 후반부에 영화 마지막에 등장인물들이 시간이 흐른 후 어떻게 살고 있나 하는 장면이 있는데 강석범 감독님께서 알바생 달식이는 연예인이 꿈인데 살을 조금은 빼지 않았을까 하셨다. 나는 속으로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생각했다. 그만큼 살을 빼는 것을 귀찮게 생각했다. 나는 귀여운 거 같은데 왜 그럴까? 내가 진짜 뚱뚱한가? 전혀 뚱뚱한 거 같지 않은데.

그 당시 키 169  몸무게 97kg. 고도비만이었다. 나에겐 숙제였다. 살을 빼야되나? 감독님이 빼라고 하셨는데. 하지만 감독님이 나에게 그리 강요하신 것 같지는 않고. 어떡하지? 허태희 형에게 물어봤다.

“여보세요 ?형 난데요. 감독님이 나보고...” 그러자 형은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살빼~~~~~뚝~뚝” 그냥 전화를 끊었다.

속으로 이 형 뭐야? 생각하며 야식을 시켜 먹었다. 족발과 함께 나오는 막국수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나는 맛있게 아주 맛있게. 그들을 싹 다 보내드렸다.

그러다 지난 연말 우리 사무실 식구들과 회식 자리를 가졌는데 다같이 신나게 연말을 즐기며 삼삼오오 짠을 하며 즐겁게 떠들고 있었다. 그러던중 어머니 전화.

“뭐하니” 
“사무실 식구들과 회식해요” 
“많이 먹었니?” 
“엄마 여기 음식이 진짜 맛있네” 
“어휴...알았다. ~~뚝~뚝”

잠시 후 허태희 형의 전화 

“뭐해?”
“회식하고 있어요” 
“살빼~~~~뚝~~~뚝”

아~~~오늘 왜 이러지. 진짜 다들 이상하네. 하며 앞에 있는 방금 제대로 구운 닭꼬치와 그날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맥주 500을 삼켰다. 그리고 그렇게 회식을 하고 있는데 우리 회사 대표인 현주형님이 불렀다.

“내가 진짜 곰곰이 오래 생각해봤어. 형은 누구보다 널 좋아하고 아끼는 거 알지?”
“그럼요, 누구보다 잘 알죠 왜요 형? 한잔 마셔요”
“야~~~세호야(필자 본명) 네가 프로냐?”하며 내 머리를 가볍게 꽁하고 치셨다.

다음 회에 드디어 양상추가 돼가는 모습들이 나옵니다. 기대해주세요.

양배추 (개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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