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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로 시작한 '예능작가' 버라이어티쇼 산증인 되다

입력 : 2008-12-14 17:07:31 수정 : 2008-12-14 17: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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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회 맞은 MBC '일밤' 강제상 작가 “가장 비예능적인 소재에서 웃음을 찾아내는 게 일밤의 장수 비결이죠.”

강제상(44·사진) 작가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를 1회부터 1000회까지 20년간 지켜온 ‘일밤 귀신’이다. 그동안 일밤에는 63명의 MC, 100여명의 작가, 200여명의 PD가 거쳐갔고 방송된 코너도 234개에 달한다.

강 작가는 14일 “학자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것이 평생 직업이 될 줄은 몰랐다”며 “이제는 일밤에서 나가라고 해도 버틸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재학 중이던 1986년 아르바이트로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의 보조작가로 방송국에 발을 들였다. PD가 꿈이었지만 그의 타고난 끼를 알아본 송창의 PD의 권유로 예능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

일밤의 인기 코너인 ‘몰래카메라’, ‘시네마천국’, ‘인생극장’, ‘브레인 서바이버’, ‘우리 결혼했어요’ 등이 그의 작품이다.

일밤 20년지기 작가가 본 일밤의 장수비결은 뭘까.

강 작가는 “요즘 버라이어티가 모두 비슷한 것은 ‘어떤 웃긴 내용을 할까’ 오락적인 것부터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오락적인 걸 생각하지 않으면 전혀 새로워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비예능적인 소재에서 시작해 거기서 웃음을 찾아내야 차별화할 수 있다”며 “결혼이라는 소재에 최초로 도전한 ‘우리 결혼했어요’, 형편이 어려운 이웃의 집을 고쳐주는 ‘러브하우스’ 등이 그렇게 탄생했다”고 말했다.

강 작가는 “일밤을 시작하면서 송창의 PD와 함께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것, 특정층이 아닌 전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다루자는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며 “그래서 탄생한 것이 토크 버라이어티 코미디쇼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최초 토크 버라이어티쇼가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이자 일밤 최고의 MC로 주병진과 이경규를 꼽았다.

강 작가는 “두 사람 다 독종이고, 악마이기 때문”이라며 “엄청나게 승부욕이 강한 데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요구하며 괴롭힌다”고 말했다.

이경규는 촬영하다가도 ‘이건 재미없다, 방송 못나간다’며 고집을 부려 촬영이 몇 시간씩 중단되기도 했다. 주병진은 더 독종이어서 5분짜리 대본을 100개 만든 적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싸우고 나면 늘 더 좋은 방송이 나온다는 것.

강 작가는 “독특한 것은 두 사람 다 최고지만 출연료 협상부터 하지 않고, 후배가 돈은 더 많이 받는지, 자기 출연료가 얼마인지 따지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수십개의 프로그램을 만들었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은 ‘몰래카메라’.

4년간 200명이 넘는 유명인사들이 몰래카메라에 ‘당했다’. 가장 힘들었던 주인공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덕화.

그는 “당시 사극을 찍던 유인촌 장관은 권위 있고 무섭다고 알려져 찍었다가 혼날까봐 이경규씨가 고민고민했다”면서 “이덕화씨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1년을 벼르다가 학교 후배인 홍학표의 집들이를 한다고 속여 간신히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몰래카메라를 하면서 찍다가 들킬까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오른쪽 안면마비 증상까지 왔다. 하지만 그의 프로그램은 모두 개그 교과서가 됐고 그는 한국 버라이어티쇼의 산증인이 됐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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