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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예능PD '검은共生'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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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8-12 18:21:16 수정 : 2008-08-12 18: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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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연예계 금품로비 의혹 수사 일파만파 연예계 비리의 끝은 어디인가. 3∼4년 주기로 연례행사처럼 등장한 일부 대형 연예기획사의 금품제공 로비 의혹사건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도마에 올랐다. 몇년 전만 해도 자사 소속의 연예인을 방송에 자주 출연시켜 달라며 방송국 고위 간부들이 포함된 예능 PD들에게 유흥과 골프 접대에 그쳤던 기획사의 로비 행태가 해외원정 도박과 주식 무상증여 등으로 대담해지면서 금품제공 액수도 상상을 초월할 만큼 커졌다.

2005년 출범한 팬텀엔터테인먼트는 당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이 기획사는 이수영·아이비를 정상급 가수로 키운 전 이가엔터테인먼트의 이도형(46) 대표가 비디오 유통 1위 업체인 우성엔터테인먼트와 합병하고, 골프공 제조업체이던 코스닥 상장사 ‘팬텀’을 우회상장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이후 방송 MC들이 대거 포진된 DY엔터테인먼트사를 인수해 연기자, 가수 등 80여명의 유명 연예인을 거느린 기획사로 강력한 연예계 파워를 과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경영진의 불화가 심화되면서 이 대표 등 4명이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되면서 팬텀의 이미지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당시 팬텀 경영진은 방송국 고위 간부 등 예능 PD들에게 소속 연예인을 방송에 내보내 달라며 주식시세 정보를 제공해 차익을 챙기게 하거나 무상으로 주식을 증여하는 방법으로 로비를 펼쳤다. 이 밖에도 일부 기획사는 방송국 관계자와 함께 동남아지역으로 여행을 떠난 뒤 마카오에 들러 카지노 자금을 지원하거나 국내 강원랜드에서 500만∼3000만원어치 칩을 제공하는 접대 행태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 기획사의 일부 간부는 카지노에 빠져 수시로 해외 도박장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음반 제작 관련 종사자들은 “방송 음악·오락 담당 PD들이 평소 잘 알지 못하는 제작자나 매니저는 아예 상대하지 않는다”면서 “신인이 주요 프로그램에 나가려면 아직도 많은 돈이 들 정도로 홍보가 힘들다. 평일에도 PD들과 필드에 나가기 일쑤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그러나 “PD들의 신변을 철저하게 지켜 줄 수 있는 기획사들은 아직도 비리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비밀리에 직거래하고 있어 연예계 비리 공생관계는 앞으로도 끊이질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음반제작자는 “대형 기획사 소속 가수의 새 음반이 나와 방송국을 한바퀴 돌려면 담당 PD는 물론 스태프까지 접대하느라 주말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고 밝혔다.

방송가의 음악프로그램 출연 단가도 이번 수사에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음반 제작을 직접 해 홍보에 나선 한 뮤지션은 “앨범 홍보차 지인을 통해 한 음악프로그램 제작자를 찾아갔다가 돈을 요구하는 쪽으로 말을 돌려 출연도 못하고 망신만 당한 적이 있다”며 “그때부터 방송국은 순수 음악인들이 발붙일 곳이 아니구나, 정말 썩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일부 기획사 간부들은 이미 잠적해 연락이 안 되는 상태”라며 “방송사의 독점방송이 계속되는 한 PD와 연예기획사 비리 공생관계는 끊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영준 기자 yjch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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