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때 그는 신비로운 소녀였다. 이수영의 뮤직 비디오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그는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며, 단번에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 그는 연기자가 되길 원했다. 그래서 택한 작품이 영화 ‘동거, 동락’(김태희 감독). 영화에서 조윤희는 더 이상 신비로운 이미지의 여인이 아니다. 유진으로 분한 조윤희는 성과 사랑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그림속에 미인이 아닌 생동감이 넘치는 연기자로 변신했다.
모녀의 성과 사랑을 자유롭게 표현한 영화 ‘동거, 동락’. 조윤희는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과감히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언제부터인가 제가 어떤 틀 안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신비로운 이미지가 싫었죠.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이 필요한 시점인지라, 이번 시나리오가 무척 흥미로웠답니다. 예전에는 특정 장르나 장면에 거부감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런 생각을 가졌던 게 참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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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거, 동락' |
영화 속 유진은 성과 사랑에 대해 개방적인 생각을 가진 캐릭터. 내면의 상처를 가진 인물이지만, 결국 밝고 건강한 생각으로 극복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긍정적인 인물이다. 조윤희는 유진을 연기하면서 그의 밝고 경쾌한 성격에 자신도 기분이 좋아졌다고 했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러브신을 경험하게 된 조윤희는 너무 힘들었지만, 연기자로 거듭난 것 같아 좋았다고. 하지만, 예상과 달리 너무 힘들어 놀랐다고 한다.
“첫 러브신이라 긴장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죠.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촬영을 했는데, 아무 생각도 없었답니다. 한 장면이 끝날 때까지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게 철칙이거든요. 그래서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연기자로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영화에서 조윤희의 연기적 욕심은 끝이 없었다. 평소 물을 무서워하는 그는 이번 연기를 위해 과감히 약 5m 깊이의 웅덩이에 뛰어드는 투혼을 발휘했다. 평소 발이 안 닿으면 물에 들어가지 않았던 그는 영화 속에서 물에 빠진 엄마를 구하는 연기를 위해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물에 뛰어들었다.
“솔직히, 스노클링을 물고 수영도 하는데 이상하게 맨몸으로 물에 들어가는 게 너무 무서워요. 하지만 영화를 위해서 과감히 뛰어들었죠. 저도 깜짝 놀랐어요. 촬영 이후 중이염에 걸려 고생했지만, 그래도 장면이 잘나와 흡족했어요.”
하지만, 조윤희는 부모님이 영화내용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이 살짝 마음에 걸린다고 밝혔다. 혹여 부모님께서 반대하실까봐 혼자 출연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군에서 주임 원사로 계시는 아버지께서는 연기를 시작하는 것도 반대가 심했는데, 지금도 많이 걱정된다는 설명이다.
“솔직히 말씀은 못 드렸지만, 나중에는 이해하실 거라 생각해요. 저한테는 배우가 직업이고 이를 위해서는 어떤 장르도 가리지 않아야 하니까요.”
영화를 찍고나서 한층 더 성숙해진 조윤희. 그는 자신의 갇혀진 껍질을 깨고 또 하나의 자아를 꺼내고 있었다.
글 황인성 기자, 사진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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