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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좋은 물건 있어요”…’떼분양’ 사기 기승

입력 : 2013-06-18 16:56:20 수정 : 2013-06-18 16:5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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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개발 안돼도 어디에 하소연하거나 구제받기 어려워

#. 일산에서 지난 4월 분양된 A아파트는 청약 후 초기 계약률이 저조했다. 그러자 A건설은 곧바로 이른바 ‘떼분양’에 들어갔다. 모델하우스와 인근 컨테이너 건물에 수백여명을 상주시키며,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섰다. 한달동안 300여가구를 팔아 계약률을 50%까지 높였다.

18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떼분양이 이뤄지는 미분양 단지는 약 4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떼분양이란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분양상담원을 투입해 전화 및 방문 상담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파는 것을 말한다. 주로 분양 직후 계약률이 저조할 때 사용한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이내 대형건설사들은 물론, 지역 도시개발공사 등도 떼분양으로 아파트를 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관계자는 “초기 계약률이 워낙 낮아 분양 직후 떼분양에 나서는 업체가 많다”며 “미분양 물량은 금융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는 만큼 빨리 처분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며, 떼분양은 궁여지책이자 최후의 보루”라고 말했다.

떼분양은 그 회사 내부 직원이 아닌 외부 분양인력이 동원돼 부풀려진 내용으로 고객을 유치해 건설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건설사들은 수도권 분양시장이 여전히 침체돼 미분양 처분을 위해선 떼분양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즉, 초단기적으로 떼분양보다 효과적인 홍보·마케팅 수단이 없다는 뜻이다.

수도권의 한 미분양아파트 분양상담사는 “최근 미분양 단지는 집중적으로 대규모 판촉을 펼치는 떼분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우리들이 계약을 성사시킬 때마다 받는 성과급이 건당 최고 1500만원 정도인 경우도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엔 온라인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포탈사이트에서 해당 단지를 검색하면, 블로그나 카페에 홍보글이 상위에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또 새로운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이와 관련된 글만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의 영업방식이 투자가치만 부각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다 보니, 실제 계약자들이 입주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들의 말만 믿고 계약했다가 계획대로 개발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어디에 하소연하거나 구제받을 길이 전무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떼분양’에 현혹돼 이른바 묻지마 투자를 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강태욱 하나은행 PB사업부 부동산팀장은 “요즘 건설사들이 악성 미분양을 털기 위한 극단적인 방법의 하나로 떼분양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그 이면의 부작용도 상당하다”며 “떼분양이 극심하다는 것은 그만큼 그 단지의 투자가치가 낮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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