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소비자 기만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등 주요 제품 10개의 출고가를 50원 안팎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는 상대적으로 매출 비중이 작은 델몬트 스카시플러스, 데일리C비타민워터 등 6개 품목은 가격을 내렸다. 회사 측은 이번 가격 조정으로 전체 매출 기준 인상 효과는 3%로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농심도 최근 ‘국민 간식’ 새우깡 가격을 9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렸다. 인상률이 11%에 달한다. 또 매출 비중이 높은 칩포테이토와 수미칩 출고가도 각각 50원, 100원 인상했다.
반면 시장에서 비중이 미미한 ‘콘스틱’과 ‘별따먹자’ 값은 60원씩 내렸다.
연평균 매출이 600억∼700억원인 새우깡 가격을 10% 넘게 올리면서 매출 규모로는 비교가 안 되는 2개 제품 가격을 같이 내려 이른바 ‘물타기’를 한 셈이다.
삼양식품도 최근 라면값을 올리며 삼양라면과 수타면 등 대표 제품값만 올렸고, CJ제일제당도 햇반과 다시다 등 일부 제품만 가격을 조정했다.
이 같은 관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제과업체들은 밀가루 등 원료값 인상을 이유로 지난해 일제히 제품값을 올리면서 비슷한 방법을 사용했다.
당시 오리온은 포카칩과 초코칩쿠키, 고소미 등 13개 대표 상품만 가격을 올렸고, 롯데제과도 마가렛트와 카스타드, 빠다코코넛 비스킷 등 잘 팔리는 제품 가격만 모조리 인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품값을 올리면 어느 정도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대표 제품 가격만 인상해 내실을 챙기면서 비인기 제품 몇개는 인하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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