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여파 주택 구입 미뤄…서울 등 전세값 20%이상 ↑
일부 매매가의 90% 넘어…하반기에도 더 심화될 듯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구입을 미루는 수요자가 늘면서 수도권 지역에서 매매가 대비 전셋값이 70% 이상인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저층이나 위치가 안 좋은 아파트마저 전셋값이 매매값의 9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아파트 구매 외면 심리가 광범위하게 퍼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3.3㎡당 매매값은 2009년 1286만원에서 2010년 1251만원, 2011년 1231만원, 2012년 7월 현재 1229만원으로 점차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셋값은 2009년 493만원에서 2010년 529만원, 2011년 591만원, 올해 7월 말 현재 592만원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셋값은 서울이 675만원에서 829만원(22.8%)으로, 신도시는 523만원에서 640만원(22.37%)으로, 경기도는 369만원에서 452만원(22.49%)으로 각각 20% 이상 상승했다. 인천은 328만원에서 360만원으로 9.7% 올랐다.
매매값 대비 전셋값이 가장 높게 형성된 곳은 서울 은평구 불광동 남해아파트로 나타났다. 이 아파트 29평형은 전셋값(1억6500만원·전셋값 비율 94.3%)에 1000만원만 더 얹어주면 살 수 있다. 서초구 삼성래미안유니빌 19평형은 매매가(1억9250만원)와 전셋값(1억7500만원) 차이가 1750만원에 불과했고, 서초동 쌍용플래티넘 15평형도(매매값 2억7500만원, 전셋값 2억5000만원) 2000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 밖에도 성북구 하월곡동 월곡갑을명가 27평형의 전셋값 비율이 86.5%(매매가 2억6000만원, 전셋값 2억2500만원), 강동구 성내동 대림e편한세상 3차 29평형은 82.3%(매매가 3억1000만원, 전셋값 2억5500만원)에 달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국내외 경제 상황이 호전되기 전까지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이날 ‘2012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보고서에서 불안한 거시경제의 영향으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하반기 수도권 주택가격이 2%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전셋값은 하반기 전국 평균으로 2%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부동산연구소장은 “최근 아파트 가격은 떨어지고 전세 가격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수요자들이 아파트 구입 시기를 늦추고 있다”며 “게다가 소비자들이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아파트를 더 이상 투자 상품이 아닌, 주거공간이라고 인식하고 있어 구매보다는 전세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p6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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