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저축 않는 한국… ‘미래의 곳간’이 빈다

입력 : 2012-02-03 00:02:15 수정 : 2012-02-03 00:02:1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5대 시중銀 총수신 두달 연속 감소 ‘비상’
저금리로 ‘매력’ 상실… 가계빚·소득감소로 여력도 없어
장기화땐 투자위축→성장저해 악순환… “은행 역할 중요”
은행 예금이 줄고 있다. 최근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수준을 넘어섰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 저축의 매력은 이미 사라졌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저축으로 오히려 돈을 까먹는 꼴이다. 경기 탓도 크다. 예금을 깨서 생활비로 쓰는 사례가 적잖다.

은행 예금 감소는 ‘불길한 징조’다. 장기화하면 미래 성장기반을 갉아먹는다. 저축 없이 투자가 있을 수 없고, 투자 없이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건 경제 상식이다.

◆은행 예금 감소 왜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국민·신한·하나·기업 5대 시중은행의 총수신은 지난해 말 779조995억원에서 지난달 말 769조5415억원으로 한 달 새 9조5580억원 줄었다. 두 달째 감소세다. 지난해 12월엔 1조9000억원 줄었다. 항목별로는 정기예금이 5조9182억원 급감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요구불예금은 1조528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은행 수신이 두 달 연속 감소한 것은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2월, 2009년 1월에 이어 3년 만이다. 5대 은행 중 국민은행이 유일하게 수신이 늘었지만 증가액은 373억원에 그쳤다.

은행 수신 감소는 저금리, 가계빚, 실질소득 감소 여파로 분석된다. 정부의 ‘2011년 가계금융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소득 평균은 지난해 6.3% 늘었다. 이에 비해 빚은 14.1% 급증했다. 대출 원리금 상환액은 22.7% 늘었다. 게다가 지난해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4.09%인데 비해 가계대출 금리는 0.47%포인트 급등해 5.82%를 기록했다. 예금을 깨 빚을 갚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저축 없는 사회의 미래

저축 감소세가 장기화하면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다. 먼저 미래에 투자하는 자금이 줄어들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이 부실해진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저축이 없다는 것은 투자가 없다는 것이고 투자가 없는 미래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개인 차원에서는 노후가 불안하고 기업 차원에서는 투자를 못 해 장기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윤석헌 숭실대학교 금융학부장은 “은행의 예금 금리가 낮아 서민들이 예금을 하지 않고, 서민들이 예금을 하지 않으니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이 올라 대출금리가 상승하게 된다”며 “은행이 적극적으로 예·적금 자금을 유인하기 위해 금리를 높이고 관련 마케팅을 활발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권 수신 감소가 단기적인 현상이라는 입장도 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과거 유럽재정위기 등으로 자금이 안전한 은행에 몰리는 현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아람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
  •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