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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바네스데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거울은 사실 탄생하기까지 긴 여정을 거쳐왔다. 거울의 기원은 대체로 수면에 얼굴을 비춰보기 시작한 데서 찾는다. 그 이후 구리나 청동 등의 금속을 매끈하게 만든 형태로 바뀌게 된다.

과거에는 단지 ‘사물을 비추는’ 목적으로 거울을 사용했다면 현대에서는 비추는 본래 목적의 충족은 기본이고 거울의 종류와 형태가 더 다양해지고 아름다워진 ‘디자인’적인 요소가 가미되었다.

디자인 요소로서의 거울 중 대표적인 것이 베네치안 거울이다. 중세 유리예술의 중심지였던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유래된 수공예 거울로, 당시 유리 자체가 귀한 재료였기 때문에 유리공예품은왕족이나 귀족, 그리고 부유한 상인들의 전유물이었다.

스와로브스키의 역사가 120여 년인 것에 비해 베네치안 거울은 700년이상의 역사를 현재에 전하고 있다. 중세의 베네치안은 세계무역의 중심지로 가는 과정에서 우수한 이슬람의 글라스예술을 흡수하게 되었다.

베네치안 글라스를 ‘무라노 글라스’라고도 부르는데, 무라노와 베네치아 본섬(베네치아는 대륙과 무수한 섬으로 되어있음)으로부터 약 15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섬에서 글라스의 제조가 집중적으로 행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도 스와로브스키와 같이 제조과정을 비밀로 지키고 있기 때문에 베네치아 본토에서 섬으로 이전시켰다고 알려지고 있다. 무라노섬에서 제작되고 있는 글라스 공예는 15세기에는 고급 공예품으로 가치를 지니기 시작해서 16세기에는 유럽전역에 널리 알려져 유행되기 시작했다.

베르사유궁전의 12명의 무라노의 마에스트로(명인)가 베네치안에서 끌려나와 제작했다고도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베네치안 글라스는 주로 귀족이나 고위층을 위한 특별주문으로, 테이블 에어를 제작하기 위해 크게 그 스타일을 발전시켰고 아이스 클락, 다이아몬드포인트 파기, 레이스글라스, 크리스탈 등 다채로운 커트 기법이 점차 생겨나기 시작했다.

근세에는 글라스문화를 유럽 전역에 퍼트려 한때는 유럽시장의 90%를 점유할 만큼 성장하였다. 현재는 숙련된 마에스트로(명인)들은 자손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옛날과 변함없는 전통의 기술을 지켜가며 베네치안 글라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기계로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것이 이 베네치안 거울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나무나 플라스틱을 프레임으로 사용한 일반 거울과는 달리, 프레임이 없이 전체 유리에다, 유럽풍의 디자인을 가미한 것이 베네치안 거울의 또 다른 매력이다.

베네치안 거울이 국내에 처음 선보였을 때는, 100만 원이 넘는 비싼 가격이었지만, 최근엔 예전에 비해 많이 저렴해졌다.

실내 분위기가 모노톤 화폭처럼 단조롭다면 베네치안 거울이나 유리공예품으로 분위기를 바꿔 보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 특히 유리공예품은 실내에 조사되는 빛을 반사시키고 굴절시키므로 위치에 따라 여러 가지 연출이 가능하며, 다른 소품이나 정물들과도 무난히 조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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