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씨는 최근 한 부동산개발업자에게서 동계올림픽 예정지인 강원도 평창 인근 지역에 스키장이 들어선다는 정보를 듣고 귀가 솔깃했다. 동계올림픽 개최에 이어 겨울스포츠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본 J씨는 앞뒤 가리지 않고 3.3㎥당 50만원 정도에 이 땅을 구입했다. 그러나 현장 답사차 방문하고는 기획부동산에 속았다는 생각에 밤잠을 이룰 수 없었다. J씨는 13일 “도로 자체가 없어 시세 자체가 형성되기 힘들다. 2억원 넘게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개발이 어려운 토지를 싼값에 사들인 후 개발이 임박했다고 속여 높은 가격에 파는 ‘기획부동산’이 당국의 단속의지를 비웃듯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도로가 없는 땅, 보존녹지지역, 간척지처럼 개발이 힘든 토지를 사서 잘게 쪼갠 뒤 거짓정보로 차익을 남기고 되팔면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국토해양부는 대표적인 기획부동산의 사기행각을 소개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기획부동산 업자들의 사기행위가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매매(분양) 과정에서 허위 개발계획을 제시하는 수법이다. 또 실증할 수 없는 내용으로 교통사정이나 거리 등을 표현해 접근성이나 수익성 등을 과장하는 방법도 단골메뉴다.
M씨는 2005년 한 부동산 중개업체의 과장광고에 속아 친인척 등에게 제주도 땅을 100억여원어치를 사도록 했다. 이 업체는 당시 유명 축구선수도 이 땅을 구입했다고 홍보하면서 개발이 임박했다고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수십억 원의 손해를 본 M씨는 업체로부터 돈도 돌려받지 못했다.
또 최근 경기도 가평에서 기획부동산 업체가 임야 등을 사들인 뒤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을 홍보하면서 일반인들에게 투자를 권유해 부당이익을 취한 사실이 수사 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 경기도 양평에서도 불법 전원주택단지를 조성, 73명에게 불법 분양해 부당이득을 챙긴 기획부동산업자가 검찰 수사에 걸렸다.
나임성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피해자의 상당수가 현장을 가보거나 등기부를 떼기 어려운 60대 이상 노인들”이라며 “유망지역이니, 지하철 개통이니 해도 법무사를 만나 꼭 상담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용민 강남대 교수(부동산학)는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전문 상담요원을 고용해 건당 수수료를 대가로 사기를 저지른다”면서 “해당 지역에 위치한 부동산업자들에게 자문하고 직접 찾아가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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