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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건설사 빚보증 100조원 육박

입력 : 2010-08-19 01:02:28 수정 : 2010-08-19 01: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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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아파트 집단대출 등 외형위주 사업확장 원인
금융권 건전성 악화로 이어져 경제회복 뇌관 우려
국내 상위 30대 건설사의 빚보증 규모가 무려 1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개발사업에 자금이 필요하거나 아파트 중도금의 집단대출이 필요할 때면 으레 금융권에 지급보증을 서는 관행이 누적된 결과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자금이 회수되지 않는 부실 사업장이 느는 상황을 감안하면 무리한 빚보증으로 인한 건설사의 재무부실은 금융권의 건전성 악화로 이어져 결국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시한폭탄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0조원 육박한 빚보증=18일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반기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국내 상위 30대 건설사의 채무보증액은 총 95조4954억원으로 100조원에 육박했다. 1개사당 평균 3조1832억원의 빚보증이 있는 셈이다. 채무보증액은 국토해양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개 건설사 중 두산·한진·현대·삼성중공업을 제외한 건설업 주력 30개사를 선별해 집계했다.
10대 건설사 가운데는 GS건설의 채무보증액이 평균액의 3배에 달하는 9조493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30개사 중에서도 가장 많은 금액이다. 이어 대우건설(8조7072억원), 현대건설(6조9096억원), 두산건설(6조263억원), 대림산업(5조9080억원), 삼성물산(4조7980억원), 롯데건설(4조2774억원) 순으로 많았다.

11∼20위권 건설사 중에는 금호산업 보증액이 3조227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금호산업의 채무보증액은 자기자본(4279억원)의 7배 수준에 달했다. 이어 한라건설(3조1843억원), 쌍용건설(2조7347억원), 한화건설(2조1758억원)이 뒤를 이었다. 나머지 건설사 중에는 풍림산업 채무보증액이 4조156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풍림산업의 채무보증액은 자기자본(2749억원)의 무려 15배에 달했다.

◆외형 위주 사업확장이 원인=건설사들의 빚보증이 이렇게 많아진 이유는 외형 위주의 수주경쟁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주물량을 따내기 위해 다소 무리를 하더라도 대규모 개발사업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지급보증과 아파트 집단대출 지급보증을 떠맡게 된 게 원인이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지급보증을 선 사업장의 부실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실제로도 공사비를 쏟아부었지만 건설경기가 차갑게 식어 미분양이 늘면서 자금회수가 안 된 탓에 재무 압박을 받는 건설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6월 3차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된 건설사 중 상당수는 이미 이런 상황을 겪었다.

그나마 주택 대출에 대한 지급보증은 담보가 있어 위험 가능성이 작지만 PF 대출 지급보증을 선 사업장 부실은 문제가 심각하다. 게다가 총 31조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과 5조원 규모의 성남시 판교알파돔시티 등 PF사업은 건설경기 침체로 추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임에도 무리한 지급보증을 요구받으며 사업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 양재복합유통센터 사업은 이 문제로 이미 시행사가 파산을 신청했다.

건설사들의 어려움은 현재 금융권으로 전이되는 추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연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부동산 PF 대출 금액이 40조원이 넘는 상황이라 부동산PF는 건설업계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만기연장이 안 되고 부동산 경기까지 더 나빠질 경우 금융권은 즉각 자금회수에 나설 것”이라며 “건설사마저 돈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지급보증 문제는 건설사는 물론 금융권과 경제 전반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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