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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에 안 쓰는 기능 왜이리 많은지…

입력 : 2010-03-16 23:42:42 수정 : 2010-03-16 23: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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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인플레이션’ 사회적 낭비 지적
내비·모바일 뱅킹 등 탑재 고가폰만 쏟아내
“핵심기능 충실한 저가폰 공급 유도책 필요”
국내 휴대전화 시장의 ‘기능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다. 소비자들은 음성통화와 문자송수신 등 핵심 기능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업체들은 수익성을 위해 내비게이션·모바일뱅킹 등 이용이 저조한 기능을 잔뜩 채택한 고가폰만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폰 등장 이후 국내 휴대전화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 같은 인플레 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명분으로 고가의 스마트폰 보급에만 신경 쓸 게 아니라 실제 소비자 취향에 맞는 저가폰 공급을 유도해 ‘사회적 낭비’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거의 쓸모없는 기능들=
16일 마케팅리서치업체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휴대전화 이용자의 상당수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채택된 모바일뱅킹·내비게이션·무선인터넷 기능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휴대전화 이용자 1416명에게 ‘휴대전화에서 거의 이용하지 않는 기능’을 3순위까지 물었더니 전체의 56.9%가 내비게이션·GPS를 꼽았다. 모바일뱅킹 역시 55.3%가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무선인터넷(38.3%), 라디오(37.6%), 영상통화(23.2%), 동영상보기(22.2%) 등이 꼽혔다.

반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중복응답)’은 ‘문자서비스’(81.9%)가 ‘음성통화’(76.0%)를 앞질러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카메라’(71.2%), ‘다이어리·수첩’(66.1%), 게임·오락(47.8%) 등이었다.

◆“많이 남는 고가폰만 팔자”=소비자 휴대전화 이용 패턴은 핵심 기능 중심인데, 정작 휴대전화 시장은 반대로 가고 있다. 업체마다 인터넷뱅킹, 내비게이션, 무선인터넷, 동영상 감상 등 각종 첨단 기능이 장착된 휴대전화 출시에 열중하고 있다. ‘다기능’은 ‘높은 가격’으로 연결된다. 각종 첨단 기능이 모두 고가 부품을 필요로 하기 때문.

물론, 애플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고 각종 무선인터넷 서비스·프로그램이 활성화면서 휴대전화 첨단 기능을 쓰는 이들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 기능만으로 충분한 소비자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고가폰을 살 수밖에 없는 국내 휴대전화시장 구조다.

국내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 대리점에서 파는 휴대전화 중 60만원 이상 고가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월 21%에서 올해 2월 38.5%로 늘어났다. 반면 40만원 이하 저가폰은 같은 기간 비중이 30%에서 13%로 뚝 떨어졌다.

트렌드모니터 윤덕환 부장은 “핵심 기능에만 충실한 저가폰 수요가 큰 데도 업체들은 수익성 때문에 고가폰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며 “특히 스마트폰 구입이 일종의 ‘사회적 압력’이 될 정도로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가 벌어지면서 스마트폰이 별로 필요 없는 이조차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일종의 사회적 낭비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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