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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한국서 '인터넷 없이 일주일 살기' 실험

입력 : 2010-03-14 12:05:44 수정 : 2010-03-14 12: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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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BBC 방송이 세계에서 인터넷이 제일 발달한 한국의 가정을 대상으로 인터넷 없는 생활을 실험해 관심을 끌었다.

 BBC는 13일 한국 주재 특파원을 통해 서울의 극동 강변아파트 단지에서 인터넷 없이 일주일을 보낼 가정을 수소문했다.

 아파트 집집이 방문하며 취지를 설명하고 안내문을 붙이고 부녀회의 도움을 요청하는 등 지원자를 찾았지만 만만치 않았다.

 한국에서 자녀는 온라인을 통해 학교 과제를 제출해야 하고 어른들은 인터넷을 통해 사업을 하거나 재택근무를 하는 등 인터넷 없는 생활에 선뜻 나서지 않았다.

 BBC는 간신히 2가정의 승낙을 받아 일주일 간 모뎀을 없애고 생활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를 지켜봤다.

 첫 번째 정아씨 가족은 두 명의 10대 자녀가 있었다. 이중 김성연양은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자질이 있어 하루 6시간 이상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었다. 주부 정아씨도 매일 2시간 정도 인터넷을 사용했다.

 두 번째 혜숙씨 가족은 아이들이 더 어리지만 자녀가 보는 TV 채널 대부분이 인터넷과 연결돼 있었다.

 인터넷이 끊긴 뒤 정아씨는 당장 온라인 쇼핑 대신 직접 슈퍼마켓을 찾아가야 했고, 학부모들을 위한 블로그를 운영해온 조혜숙씨는 학부모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전해야 했다.

 혜숙씨는 “정말 너무 불편했다. 인터넷에 공지를 올리기만 하면 됐는데, 인터넷이 없을 땐 일일이 만나거나 전화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가족 구성원들에게 심리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컴퓨터에서 자유로워지면서 가족들끼리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다. 모처럼 가족들이 모여앉아 아침 식사를 하는 기회도 생겼다.

 혜숙씨는 “평소 아들은 밤 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을 하다 늦게 잠이 들어 아침 일찍 일어난 것이 꽤 오래전이었다”고 말했다.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모뎀을 설치한 날. 두 가정은 그동안 얼마나 인터넷에 의존한 생활을 해왔는지를 자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정아씨는 “실험기간 동안 집안일을 끝낸 뒤 컴퓨터를 하는 대신 이웃들과 차를 마셨다. 지금도 인터넷 사용시간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혜숙씨는 그러나 “일주일로 충분하다”면서 “또다시 인터넷 없는 일주일은 절대 사양”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세계일보 온라인뉴스부 bodo@segye.com, 팀블로그 http://ne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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