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채권·예금에 분산 투자해야
양재진 하나은행 구로지점 PB팀장 |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주가 흐름을 보면 정도의 차이일 뿐, 미국과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등락 방향은 비슷했다. 외국인 매매세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시장은 미국 경제와 따로 놀 수 없기 때문이다. 즉, 디커플링이 아닌 ‘커플링’ 현상이 일반적이라 하겠다.
최근 미국 주가가 하락하는데도 국내 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자 디커플링이라는 말이 다시 나오곤 했지만, 미국 주식시장이 계속 떨어지자 국내 주시시장도 결국 상승에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이런 조정의 폭과 기간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있겠으나 미국 시장과 국내 시장 간 커플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커플링 현상은 국내외 주식시장의 흐름을 이해하기에는 유익하다. 그렇지만 분산투자를 염두에 둔 투자자에게는 그리 반가운 현상만은 아니다. 과거 분산투자 효과가 높다는 리츠 펀드나 대체에너지 펀드, 인프라 펀드 등에 투자해서 실패한 경험이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확실한 디커플링 투자처를 찾고 싶을 것이다. 초보 투자자의 경우 비슷한 유형의 펀드를 여러 개 가입하고 나서는 분산투자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분산투자의 기본이 되는 디커플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경제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경기 상승과 유사한 흐름을 가지는 주식, 부동산, 원자재 투자에 보완이 되는 디커플링 투자처로는 외화, 채권, 예금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투자처는 경제 상황이 나빠질 때 더 높은 수익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주식으로 변경 가능한 채권에 투자하는 메자닌펀드나 원금보전형 주가연계증권(ELS) 등도 주식의 급락에 대한 보완책 성향이 있는 투자 대상이다. 주식형 상품과 이런 디커플링 상품에 같이 투자하면 실질적인 분산투자 효과를 볼 수 있다.
투자자는 투자 대상과 경제 흐름의 관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투자처를 정해야 한다. 특히 예상과 다르게 경제 흐름이 변할 때 원금 보장과 더불어 최소한의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에 분산투자해야 현명한 투자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양재진 하나은행 구로지점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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