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우리나라 가계와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가계의 금융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육박해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중소기업도 대출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신용상태가 나쁜 ‘투기등급’ 비중이 대폭 증가했다. 이처럼 가계와 중소기업이 빚더미에 허덕이게 되면 소비와 투자가 함께 줄어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2일 한국은행이 펴낸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소득으로 금융부채를 갚는 능력을 나타내는 ‘개인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작년 말 1.48배에서 올해 6월 말 1.53배로 껑충 뛰었다. 영국의 1.78배보다는 낮지만 미국 1.32배, 일본 1.11배보다 많이 높다. 이 비율은 2004년 1.27배, 2005년 1.35배, 2006년 1.43배로 매년 가파르게 상승해 금융부채가 가처분소득보다 빠르게 불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처분소득 대비 이자지급 비율’도 작년 말 9.4%에서 올해 6월 말 9.8%로 상승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10.7%)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가계소득의 약 10%를 이자 갚는 데 쓴다는 의미다.
가계의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작년 말 43.3%에서 올해 6월 말 45.0%로 증가했다. 미국은 32.2%, 일본은 22.5% 수준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금리가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금융부채가 소득이나 금융자산보다 빠르게 늘어나 가계의 채무부담능력이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특히 한은이 중소기업의 신용을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말 현재 7∼10등급으로 열악한 투기등급 업체가 전체의 33.5%로 작년 말보다 5.4%포인트 늘었다. 반면 1∼4급인 우량등급 업체는 24.1%로 6.3%포인트 줄었다. 올해 연체율은 6월 말 현재 0.83%로 작년 말보다 0.14%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건설·부동산업, 도소매·음식·숙박 업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진석 기자 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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