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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블로고스피어]올브로그 운영 박영욱 블로그칵테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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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10-27 18:27:57 수정 : 2008-10-27 18: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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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들의 소통 공간’ 마련 온 정성
‘이 컴퓨터 하드디스크만 있으면, 다른 곳에서도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계속할 수 있으리라.’

1996년 어느 날. 아직 앳된 얼굴의 중학교 1년생이던 그는 부모가 컴퓨터를 더 이상 하지 말라며 창고에 처박아 놓은 컴퓨터에서 하드디스크를 몰래 빼내 무작정 아파트를 나섰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컴퓨터를 처음 접한 이후 어머니의 친구 남편이 버린 컴퓨터를 얻어 프로그래밍을 배운 그였다.

하지만 ‘보물단지’나 다름없던 하드디스크를 그만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저장된 파일들이 날아간 게 분명했다. ‘가출’은 그걸로 끝이었다. 학원에서 펑펑 울다가 힘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1999년 정보통신부가 주최한 제16회 한국정보올림피아드 대회 수상을 계기로 ‘컴퓨터 금족령’은 해제됐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너무 좋아했던 이 학생은 10여년 뒤 대한민국 블로그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대표 메타블로그 ‘올블로그’의 운영자가 됐다. 바로 박영욱 블로그칵테일 대표다. 그가 운영하는 ‘올블로그’는 현재 약 18만명의 블로거들이 자신들의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한곳에서 열람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메타블로그다.

아직 만 25세에 불과한 박 대표를,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혜전빌딩 4층에 자리 잡은 블로그칵테일 사무실에서 만났다.

-올블로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가.

“2004년 올블로그를 오픈할 때는 대학교 2학년이었다. 그때 올블로그를 하려고 시작한 게 아니다. 재미 삼아 만들어본 측면도 있고, 메타블로그 만드는 과정을 한 잡지에 연재하고 있었는데 빨리 만들라는 주문이 쇄도해 만들었을 뿐이다.”
◇2004년 대학 재학 때 오픈한 이후 4년 만에 대한민국의 대표 메타블로그가 된 ‘올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그칵테일의 박영욱 대표.

그는 3개월 이상 월간지 등에 기사를 올리면 졸업 논문을 면제해주는 제도를 이용하기 위해 컴퓨터 전문월간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 메타블로그 만드는 과정을 연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국내의 유일한 메타블로그였던 ‘블로그코리아’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블로거들이 메타블로그를 만들라고 잇달아 주문했던 것이다. 엉겁결에 오픈했고 그것이 올블로그가 됐다.

“처음엔 혼자 웹 호스팅에 돈을 주면서 했다. 블로그 글을 보여주기 위해 실시간으로 블로그를 수집, 공개했다. 한 달에 3만원을 내고 웹 호스팅을 했다. 하지만 블로그가 점점 늘면서 호스팅 비용도 계속 늘어 십몇만원이 됐다. 혼자 하기가 점점 불가능해졌다.”

그는 국내 호스팅 업체 몇곳에 호스팅을 지원해달라고 부탁했지만,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모두 거절됐다. 이때 현재의 부사장인 김지중씨 등을 만났다. “김 부사장과 함께 올블로그를 이용하던 대학생 2명도 결합하게 됐다. 대학교 부근이나 커피숍 등에서 만나며 서버를 구입하는 등 사업화를 모색했다. 지금은 드림위즈 등에서 호스팅을 지원해주고 있다.”

-그럼 언제부터 사업으로 바뀌었는가.

“처음 네 명이 모여서 어떻게 하면 올블로그를 재미있게 할까를 고민했다. 하지만 이용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2005년부터 사업화를 고민했다. 문제는 돈이 없었다. 바로 창업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정보통신벤처창업경진대회에 출전하게 됐군요.

“먼저 광운대에서 열린 창업경진대회에서 출전했다. 1등을 해 50만원을 받았다. 이에 자신감을 얻고 상금이 가장 많은 벤처창업경진대회에 출전, 2000만원의 상금을 받고 사업화에 나섰다.”
◇약 18만명의 블로거들이 블로그를 올리고 있는 국내의 대표적인 메타블로그 올블로그의 한 페이지.

2005년부터 배너 광고를 통해 수입을 만들기도 했고 비즈니스 및 사업 계획서 만들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아 사세를 키워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배너광고뿐만 아니라 구글 애드센스 등과 같은 ‘올블릿’ 등을 개발하는 등 블로그를 이용한 마케팅 서비스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블로그 미래는 어떤가.

“블로고스피어는 계속 번창할 거라고 본다. 인터넷은 단순히 정보를 받아보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정보를 생산하고 올리는 곳이다. 인류가 불을 만들고 활용할 줄 알게 되는 것과 같다. 그 툴 가운데 하나가 바로 블로그이다. 자기만의 정보를 올리고 공유하는 도구가 필요한 것이다.”

-문제도 적지 않아 보인다.

“공적 기관이 아닌, 개인이 이용하면서 문제가 많아진 게 사실이다. 프라이버시, 익명성, 마녀사냥 등의 문제가 생긴 것이다. 다만 도구로 생각하며 이용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나아질 것이다.”

박 대표의 포지션은 회사 창업 이후 계속 바뀌어져 왔다. 처음엔 프로그램 개발자로 시작했지만, 회사 성장과 함께 기획, 경영 등으로 확장돼 왔다.

“포지션이 계속 바뀌면서 고민이 있었다. ‘내가 원하던 삶이란 프로그램 하는 것이었는데, 과연 맞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최근엔 즐기고 있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의 역할을 “기획, 세일즈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직원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이 정의를 찾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웃었다.

기획취재팀=김용출·김태훈·김보은·백소용 기자 kimgija@segye.com



프로필

▲1983년 서울 출생

▲1999년 제16회 한국정보올림피아드(정통부 주최) 동상 수상

▲2002년 고대부고 졸업

▲2004년 9월19일 메타블로그 ‘올블로그’ 개설

▲2005년 제7회 정보통신벤처창업경진대회(정통부 주최) 대상 수상

▲2007년 광운대 컴퓨터공학부 졸업

▲2008년 중앙대 CAU-Leader MBA 재학 중

박영욱이 제안하는 좋은 블로그가 되기 위한 팁

▲방문자들과의 신뢰·대화

▲일정한 방향성과 유익한 콘텐츠

▲꾸준한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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