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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3년만에 금리인하 왜? 효과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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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國 중앙은행 인하 조치에 보조 맞춰
“외자 유출 가속화”지적도… 효과 미지수
전날 동결 방침서 하룻밤 새 입장 바꿔
경제정책에서 ‘물가 안정’ 깃발이 내려지고 있다. 대신 ‘유동성 공급’과 ‘침체경기 탈출’의 깃발이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갈수록 거세지는 금융위기 한파에 금리 인하를 택했다. 한은이 정책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는 2005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불과 두 달 전인 8월에도 인플레이션을 걱정한 나머지 ‘경기침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금리 인상의 강수를 뒀다. 그런 한은이 금리 인하로 통화정책의 방향을 돌린 것. 그만큼 금융위기의 외풍에 경제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금리 인하의 약발이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기보다 외국자본 유출을 가속화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밤 사이 바뀐 통화정책=9일 오전 금통위가 열리기 전만 해도 금융시장에서는 ‘금리 동결’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현재 국내 금융위기는 달러 유동성 악화가 가장 큰 문제로, 금리를 내리면 물가 불안과 외국인 투자자본의 유출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분석 때문이었다.

그러나 평소보다 긴 2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나온 결론은 ‘3년 만의 금리 인하’였다. 8일 예비모임 때만 해도 금리를 동결할 방침이었던 금통위원들이 하룻밤 만에 생각을 뒤집은 것. 이성태 한은 총재는 “한은이나 금통위의 시각이 바뀌었다”며 “금리 변동이 이번 한 번만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말이다.

◆통화정책, 왜 바뀌었나=금리 인하의 결정적 계기는 해외 중앙은행들의 공동 금리 인하다. 8일 사상 최초로 미·EU·영국·중국 등 7개국 중앙은행이 동시에 금리를 내린 것이 금통위의 금리 인하 결정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책금리가 0.5%포인트 내려간 만큼 우리나라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도 외국자본의 해외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이번 인하 결정의 배경이다.

거시지표상으로는 한은이 금리를 내릴 명분은 약하다. 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한 고려 요소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 5.1%다. 8월 5.6%보다 오름세가 꺾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농산물과 석유류 등 일시적으로 오른 품목을 뺀 근원 인플레이션은 8월 4.7%, 9월 5.1%로 오히려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반해 경기는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으로 나빠지고 있다. 금리를 내리기도, 내리지 않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은 이 같은 상황에서 물가 안정 대신 경기 활성화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하강에 대응해 시장에 돈을 충분히 공급, 기업과 가계에 돈이 돌게 하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배럴당 140달러선을 넘나들던 두바이유가 70달러선까지 떨어진 것도 금리 인하에 힘을 실어줬다. 경상수지가 10월에는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신용경색이 실물경기 악화로 이어지고 있어 통화정책 변화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계에선 “두달 전에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는데 그때는 금리 인상을 한 한은이 이제와 금리 인하로 통화정책을 바꾸다니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리 인하 효과 있을까=이번 금리 인하에는 국제적인 금리인하 공조에 우리나라만 금리를 올리면 ‘왕따당할 수 있다’는 판단도 배경을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반신반의한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시장 안정이 중요하지만 결국은 ‘물가냐, 경기냐’의 문제”라며 “물가가 소폭 안정된다 하더라도 3%대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금리를 내리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신동준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도 “환율의 변동성이 과도하게 크고 시중의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다”며 “4분기에 경상수지가 소폭 흑자로 돌아선다 하더라도 연말에 외화자금 수요가 몰려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환율이 쉽게 진정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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