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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석권 멀지않아”

입력 : 2008-10-03 17:41:36 수정 : 2008-10-03 17: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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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제약사 佛 사노피 아벤티스 의약품 생산 계약
한국 대표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업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이 회사의 성장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나라를 강하게 하는 기업으로 만들어야지요.”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의 서정진(52) 회장이 하는 말이다.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있는 셀트리온은 최근 세계 3대 제약사로 꼽히는 프랑스의 사노피 아벤티스가 개발한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기로 계약했다. 2005년 미국의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와 관절염 치료제 ‘아바타셉트(상품명 오렌시아)’, 2006년 호주 CSL사와 급성 골수백혈병 치료제를 생산하는 계약에 이어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기는 세 번째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는 5만ℓ로, 세계 3위 수준이다. 여기에 새로 짓는 2, 3공장이 완공되면 24만8000ℓ 규모에 이른다. 바이오의약품에 관한 한 세계 최대 규모다.

2002년 설립한 셀트리온은 지난해부터 BMS에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올해 목표는 매출액 850억원, 영업이익 250억∼300억원.

국제무대에서 뛰는 이 같은 바이오 기업이 어떻게 갑자기 등장했을까.

의외지만 서 회장은 바이오산업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인물이었다. 그가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우연에 가까웠다.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일하다 30대에 대우자동차 이사가 됐지요. 그러다 1999년 말 경영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어요. 퇴사한 직장 동료들과 뭉치긴 했는데 처음에는 ‘백수’ 친목단체 같은 분위기였죠. 할 일을 찾다가 바이오 벤처산업에 뛰어들었지요. 그런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석학들을 만나 길을 찾아보자며 무작정 외국으로 떠났지요.”

서 회장은 전문가들로부터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결과물을 들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빈손으로는 귀국할 수 없었다. 결국 그렇게 2년 동안 세계를 떠돌며 지식과 인맥을 쌓았다.

“세계적인 바이오 제약사의 정보를 살펴보다 눈에 들어오는 게 있었습니다. 바이오 의약품 대부분의 특허가 2012년, 2013년 만료된다는 사실이었죠. ‘비즈니스 기회다’ 싶었지요. ‘그때까지 버틸 수 있으면 대박나겠다’ 싶었습니다. 사업 계획을 짜 보니 가장 큰 장애물은 생산 인프라를 갖추는 일이었지요. 그래서 생산인프라를 갖추고 주문받아 생산하다 2012년부터 그 제품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내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지요.”

사업 구상을 마친 서 회장은 미국 스탠퍼드대 에이즈 연구소장이었던 톰 매리건 교수를 통해 세계적인 생명공학 기업인 제넨텍을 소개받았다. 아시아에 공장을 확보할 계획이던 제넨텍으로부터 동물세포 배양기술 이전 등 기술투자를 받아 2002년 제1공장을 지으며 셀트리온을 설립했다. 그리고 공장완성 1년 뒤인 2005년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 BMS와 아바타셉트 장기 공급계약을 맥으며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2015년이면 매출 1조5000억원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항체 의약품의 성분, 함량, 제형을 유지하면서도 가격이 쌉니다. 현재 세계시장 규모는 80조원 수준인데 매출액 1조원 이상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대부분 만료되는 2012년이면 시장 규모는 120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나 경쟁이 치열해질 텐데 너무 낙관적인 전망이 아닐까 싶었다.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셀트리온을 포함해 제넨텍 암젠 BMS 존슨앤드존슨 등 11개 제약·바이오전문기업들이 과점하고 있습니다. 후발 주자들이 시장 진입을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도 5년 이상 걸립니다. 세포 배양을 비롯한 생산기술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지요.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을 충족하는 생산시설을 갖추기도 어렵습니다. 진입장벽이 높은 구조이지요.”

셀트리온은 현재 10개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으며 2011년 유방암 치료제, 직장암 치료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를 국내와 아시아, 동유럽, 남미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2012년 이후에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도 내놓을 작정이다.

셀트리온의 성공 비결은 뭘까.

“세계를 다녀보니 우리나라의 최고 상품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직원 급여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맞추고 사원 전용 체육관도 지었다. 매년 10명씩 석·박사 과정에 보낸다. 무료로 이용하는 구내 식당도 만들었다. 반찬은 15가지에 달한다. 서 회장도 늘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많이 주면 잘하느냐, 잘 하면 많이 주느냐의 문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논란과 같습니다. 문제 해결은 강자가 약자 입장에서 푸는 방법밖에 없죠.”

서 회장은 자신이 공표한 퇴임까지 8년 남았다. 그 기간에 셀트리온을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경쟁에서 쉬운 길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기업은 경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그런 기업이 많은 나라가 강한 나라입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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