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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블로고스피어] 금남의 벽 허무는 '푸드 코디네이터' 김현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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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4∼5명 정도 활동 ‘희귀남’편견깨고 창의성·끼 발휘 호응
5년전 문연 블로그 고정팬 1만명,식품업체 강연·TV 출연 줄이어
◇김현학씨의 요리하는 모습과 블로그 ‘스타일을 담는 남자 김현학’의 한 페이지.
호텔 주방장은 거의 남자일 정도로 ‘요리하는 남자’는 많지만 상황에 맞는 요리를 기획해 보기 좋게 만드는 ‘푸드 스타일링’ 세계에선 여전히 적다. 섬세함이 요구되기에 오히려 거의 ‘금남(禁男)’의 영역에 가깝다. 하지만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현학씨는 블로그 ‘스타일을 담는 남자 김현학’(blog.naver.com/travis38)을 운영하며 이런 한계를 깨고 있다. 오히려 자신만의 강점을 살리고 있다. 그의 블로그에 접속하는 순간, 파스텔 톤의 분위기 속에서 온갖 아기자기한 요리가 펼쳐진다.

그는 ‘푸드 스타일리스트’ 대회(2006, 올리브 채널 주최)에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결혼해줘 밥해줄게’, ‘포토레시피북’(2007)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지난달 1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커피숍에서 그를 만났다.

- 업계에서 청일점일 듯하다.

“푸드스타일리스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남자는 4∼5명 정도 된다. 이 업계를 주도하는 사람이 대부분 여성이다보니 업체에서 일을 맡길 때 남자니까 덜 섬세하고 감각이 떨어진다는 편견이 많았다. 처음에는 그게 힘들었는데 작은 일부터 열심히 하다보니까 지금은 편견을 많이 깬 것 같다. 앞으로도 깰 것이 많겠지만, 조금씩 인정받는 게 재미있다. 희열도 느낀다.”

-원래 음식에 관심이 많았나.

“꼭 음식이라기보다는 내 머릿속에 있는 걸 직접 만들어서 표현하는 것을 좋아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면서 창조적인 직업이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김씨는 대학 졸업 후 IT기업에서 일하다가 우연히 친구의 추천으로 케이블TV의 푸드 스타일리스트 경연대회에 참가하면서 푸드 스타일링 업계에 발을 들여놨다.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할 땐 주위의 반대도 많았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그 방송을 보고 서울의 푸드 스타일링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월급 20만원 받으면서도 좋아서 그곳에서 일했다. 경험을 쌓으면서 책도 내게 됐다.”

그는 현재 프리랜서 푸드 스타일리스트로서 여러 업체와 계약을 맺고 일을 한다. 식품 관련 업체에서 강의도 하고, 틈틈이 각종 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자나 전문가 패널로도 출연한다. 최근 한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해 1등을 할 정도로 새 일을 벌이는 것을 좋아한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의 ‘블로그 이웃’은 8월 현재 9250명이고, 고정 방문자만 약 1만명에 이른다. 온라인에서 파생된 모임이 3개나 될 정도로 그의 블로그는 인기를 모으고 있다. 처음 시작한 2003년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오랫동안 블로그를 운영한 편인데 어떻게 시작했나.

“대학 4학년이던 5년 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취미활동 이야기를 나누거나, 취직이 안 된다는 신세 한탄을 하는 공간이었다. 블로그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던 만큼 지금보다는 정이 있었다. 실시간 메신저처럼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인터넷 방송도 하고 블로그 이웃의 생일에 이벤트 식으로 노래도 불러줬다. 결국 자연스럽게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이 블로그 안에 다 담기게 됐다. 일기장 같다.”

-음식 관련 블로그가 많은데, 인기를 끄는 비결은.

“물론 요리 관련 블로그는 많다. 내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꼼꼼하고 성실한 블로거도 많다. 하지만 난 남자이다 보니까 쉽고 간편한 게 좋다. 싱글이라서 요리할 때 일을 버리면 내가 다 치워야 하기 때문에, 레시피 자체도 최대한 간편하게 하고 재료가 없으면 대체할 수 있는 것을 제시한다. 블로그를 꾸준히 방문하는 분들이 글을 남기고 반응을 보여주니, 나도 최대한 진심으로 반응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인정받은 것 같다.”

실제 “때로는 누님들(블로그 이웃)에게 가족과도 못하는 얘기도 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관계도 끈끈하다고 한다. 이제는 전체 인맥 중에서 온라인 인맥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확장됐다.

그는 게시판 글로 소통하는 것보다 직접 만나는 것을, 이메일보다는 손으로 직접 쓴 편지를 좋아한다. 실제 블로그 이용자들과 손으로 쓴 편지를 나누고 있다. 군 복무 시절 아버지가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매일 한 통씩 써보낸 편지를 통해 ‘감동의 힘’을 느꼈기 때문이다.

-따스한 블로그를 추구한다는데.

“내 블로그에는 대학생 시절부터 하늘 사진을 매일 하나씩 찍어서 올리는 ‘하늘충전소’ 코너가 있다. 또 나에게 이웃들이 주소를 남기면 편지를 써서 보내주는 ‘감성우체국’, 편지를 통해 받은 고민을 익명의 다수에게 보여주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는 ‘비밀해우소’도 있다. 처음 블로그 만들 때부터 ‘따스한 블로그’가 모토였다. 온라인이지만 사람과의 정을 나눌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다.”

-일과 관련해 앞으로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

“세 번째 책을 준비 중이다. 방송 프로그램 진행과 학생 가르치는 것도 계속할 것이다. 더 열심히 해서 방송 채널도 하나 만들고 싶다. 매체를 갖게 되면 능력은 있지만 기회가 없는 친구를 도와주며 세상과 닿을 공간을 마련해 주고 싶다. 내가 어렵게 시작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하고 싶다. 사람이 재산이니까 사람 관리를 잘하면서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 목표다.”

기획취재팀=김용출·김태훈·김보은·백소용 기자

kimgija@segye.com

◆프로필

▲2005년 한남대 철학과 졸업

▲2006년 푸드스타일리스트 대회 1위(올리브 채널 주최)

▲2006, 2007년 네이버 파워유저 블로그, 키친 부문 20인 선정

▲2007년 2월 ‘결혼해줘 밥해줄게’ 출간

▲2007년 9월 ‘포토레시피북’ 출간

▲2007년 11월 국제 식문화대전 푸드스타일링 부문 동상

▲2008년 6월 스타일링 상상마당 전시

▲2008년 GS 홈쇼핑 프로그램 진행, KBS 경제비타민 전문가 패널

▲2008년 8월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파워블로거 봉사 활동 진행 중



◆김현학이 제안하는 좋은 블로거가 되기 위한 팁

1. 꾸준함에는 장사가 없다. 매일 매일 꾸준히.

2. 콘텐츠에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 자신이 즐거운 것들을 쓰고 말하라.

3. 소통과 배려는 기본. 서로 오고가며 정을 나눠라.

4. 진실과 진심을 담는 블로그를 지향하라. 자신이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아는 것처럼 만든 포스팅들은 금방 티가 난다.

5. 주제가 정확해도 좋지만 다양한 이야기로 블로그를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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