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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시장 주도 ‘397세대’ 뜬다

입력 : 2012-09-06 17:59:26 수정 : 2012-09-06 17: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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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왕성한 사회활동으로 급부상
풍요롭게 컸지만 실용적 습관
‘말 그대로 어느 날 갑자기 나와 뜬 서태지와 아이들/ 10대들의 맘을 잡아 끈 음악과 춤/ 학교가 끝나면 한 손엔 더블데크/ 들고 춤을 추는 게 하루의 끝/ 좀 있는 놈들은 케빈 클라인 아님 게스’

가수 싸이가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제목을 따온 노래 ‘77학개론’ 가사는 1990년대 당시 10대 문화를 집약하고 있다.

90년대 열풍을 이끌고 있는 영화와 드라마 주인공들은 30대이면서 90년대에 대학을 나온 70년대생, 이른바 ‘397세대’다. 이들은 냉전 해체와 신자유주의가 낳은 개방의 혜택을 누린 수혜자였고, PC통신과 인터넷으로 이어진 정보기술(IT) 혁명의 주체이기도 했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가족해체와 실업, 취업난을 겪어야 했다. 풍요와 빈곤, 디지털과 아날로그, 구세대와 신세대의 접점에 있는 세대가 바로 이들이다.

1972년생 주인공 4인의 학창 시절을 통해 1990년대 감성을 자극한 드라마 ‘신사의 품격’.
386세대처럼 극적인 정치적 배경도, 요즘 20대처럼 등록금 투쟁과 취업대란처럼 뜨거운 사회적 이슈도 없는 397세대가 갑자기 대중문화의 중심에 선 이유는 뭘까.

우선 397세대가 왕성한 사회활동을 통해 소비시장을 주도하는 계층으로 올라선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30대 인구는 779만명(2010년)으로 40대 820만명보다 적다. 하지만 소비시장에서의 영향력은 30대가 훨씬 크다. 실제로 LG경제연구원 조사 결과, 지난해 유통업계 매출액에서 백화점의 경우 30대 고객의 매출 비중이 31.2%로 가장 높았다.

30대는 대형마트에서만 40대에게 근소하게 뒤졌을 뿐 슈퍼마켓·편의점·온라인쇼핑 등에서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박정현 연구원은 “397세대는 현재의 40대보다 풍요로운 성장기를 보낸 덕에 여유를 추구하면서도, 사회 진출기에 외환위기를 겪은 탓에 실용적인 습관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90년대 대중문화 붐에는 당시의 시대적 특징도 기여하고 있다.

‘응답하라 1997’의 신원호 PD는 “1997년은 대중문화의 원형이 만들어진 시기이며, 지금의 대중문화를 지지하는 아이돌 문화와 팬덤이 생긴 때”라며 “여러 가지 코드가 담겨 있고 지금과 닮은 부분이 많아 드라마로 다루기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90년대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가요계에 신선함을 넘어 혁명을 일으키고, 뒤이어 전혀 성격이 다른 H.O.T와 젝스키스가 전성기를 구가했으며 동시에 홍대 일대를 기반으로 인디문화가 싹트기 시작했다. 댄스가요가 뜨는가 하면 힙합이 유행하고, 록이 약진하는 등 유행이 순식간에 바뀌고, 인기가수 음반이 100만장 이상씩 팔리는 등 대중문화의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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