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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풍에도 하하호호… 자지러지는 메밀꽃 물결

입력 : 2012-09-06 21:13:33 수정 : 2012-09-06 21: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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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효석문화제 9월이면 평창군 봉평면은 눈부시게 하얀 메밀꽃밭이 지천이다. 현재 봉평의 메밀 재배면적은 66만㎡(20만평). 적갈색을 띠는 대 위에 달린 작은 꽃잎들이 바람에 일렁일 때마다 하얀 융단이 춤을 추는 듯하다.

평창군 봉평면 무이리의 평창무이예술관 앞에 가득 피어 있는 새하얀 메밀꽃.
봉평은 가산 이효석(1907∼1942)이 나고 자란 곳이자, 그의 대표작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장돌뱅이들의 고단하면서도 낭만적인 삶을 유려한 필체로 그려낸 ‘메밀꽃 필 무렵’에서 이효석은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라고 달밤 메밀꽃밭 풍경을 묘사했다.

효석문화마을에 재현되어 있는 물레방아.
봉평면 원길리 효석문화마을에는 소설 속 허생원과 동이가 드나들던 주막인 충주집, 허생원과 성씨 처녀가 사랑을 나눴던 물레방앗간이 재현돼 있다. 복원된 이효석의 생가, 평양에 살던 푸른집 등도 조성되어 있다. 이효석문학관에서는 선생의 유품과 작품이 발표된 잡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제14회 평창 효석문화제

메밀꽃밭 속으로 낭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평창효석문화제(www.hyoseok.com)가 7일부터 16일까지 봉평면 효석문화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메밀꽃밭을 문인들과 함께 걸을 수 있는 ‘효석문학 100리길 걷기행사’, 전국의 문학청년들이 모여드는 ‘효석백일장’ 등 다채로운 문학행사가 줄을 잇는다. 이효석문학관에서는 ‘메밀꽃 필 무렵’ ‘늪의 신비’ ‘일기’ 등 가산의 소설 속 삽화를 만날 수 있고, 1968년 제작된 영화 ‘메밀꽃 필 무렵’도 감상할 수 있다. 마당놀이·인형극 등 풍성한 공연도 마련되고, 도리깨로 곡식 털기 등 체험행사도 다양하다. 이효석문화선양회 (033)335-2323

◆무이예술관의 메밀꽃 화가

평창무이예술관은 무이초교가 폐교된 뒤 2001년 예술 창작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곳에서는 서양화가 정연서, 조각가 오상욱, 도예가 권순범, 서예가 이천섭씨 등이 창작활동을 하며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메밀꽃에 반해 30여년간 메밀꽃을 그려온 평창무이예술관의 정연서 화백.
1999년 효석문화제가 처음 시작될 때 서울에서 봉평으로 내려온 정연서(59) 화백은 메밀꽃에 반해 30여년간 메밀꽃을 그려왔다. 무이예술관에 자리한 그의 작업실과 전시실에는 메밀꽃 그림이 빼곡하다. 화폭에 피어난 메밀꽃들이 실제보다 더 아름답다. 정 화백은 “메밀꽃의 하얀색은 포근하며 녹색잎은 맑으며, 붉은 대는 힘이 있어 좋다”고 메밀꽃의 매력을 말한다.

 메밀꽃 그림은 흰색 유화 물감이 번지지 않게 말려서 덧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그림보다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게 정 화백의 설명. 14년 전 효석의 생가 모습이 담긴 140호짜리 메밀꽃 그림은 완성하는 데 몇 달이 걸렸다. 그가 지금까지 그린 메밀꽃 그림은 수백 점. 평생 1000점을 그리는 게 그의 목표다. 평창무이예술관에서도 축제기간 중 메밀꽃 압화, 판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평창=글·사진 박창억 기자

■ 여행정보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영동고속도로 면온나들목이나 장평나들목에서 나오는 게 좋다. 평창 북쪽 지역에는 용평리조트(1588-0009), 휘닉스파크(1588-2828) 등 대형 리조트가 여럿 있다. 평창의 음식으로는 메밀 요리를 빼놓을 수 없겠다. ‘미가연’(033-335-8805)은 메밀음식 특허를 3개나 보유한 식당으로, 메밀싹 육회·메밀싹 육회 비빔밥·쓴메밀 국수·메밀싹 주스 등 별미를 맛볼 수 있다. ‘물레방아’(336-9004)는 메밀묵·돼지고기·김치 등을 넣어 끓여내는 전통음식 ‘태평추’를 내놓는다. 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 부근의 ‘부일식당’(335-7232)은 산채정식으로 유명하다. ‘평창한우마을’(334-9777)에서는 상차림비 4000원만 내면 일반 식당보다 3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한우숯불구이를 즐길 수 있다. 한국자생식물원 332-7069, 평창 무이 예술관 335-6700, 평창군청 문화관광과 330-2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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