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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심(詩心)은 늙지 않는다, 오히려 풍성해질 뿐이다"

입력 : 2012-07-31 18:54:49 수정 : 2012-07-31 18: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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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지 '70년대'서 활동한 중견 시인 5명, 공동시집 '고래' 출간기념회 가져

1970년대 동인지 ‘70년대’에서 활동한 시인 5명이 칠순을 앞두고 낸 공동시집 ‘고래’ 출판기념회에서 오랜만에 만났다. 뒷줄 왼쪽부터 석지현, 김형영, 앞줄 왼쪽부터 강은교, 정희성, 윤후명 시인. 김태훈 기자
 “20대 청넌 시절에 ‘시와 평생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는데, 오늘에 와서 그것을 확인한 느낌입니다.”(윤후명 시인)

 30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카페 ‘무다헌’에 머리가 허연 중견 시인들이 모여들었다. 1970년대에 ‘70년대’라는 동인지를 만들어 활동한 시인 강은교(67)·김형영(67)·석지현(66)·윤후명(66)·정희성(67)씨가 펴낸 시집 ‘고래’(책만드는집)의 출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고래’는 다섯 시인의 작품 15편씩 총 75편을 수록하고 있다.

 ‘70년대’는 1969년에 젊은 시인들이 결성한 동인지다. 당시 다섯 시인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동인지 이름을 무엇으로 할지 의논했는데, ‘고래’와 ‘70년대’ 중에서 ‘70년대’를 택했다고 한다. 이번에 공동시집을 내면서 ‘고래’라는 제목을 붙임으로써 그때 ‘70년대’에 밀려 아깝게 떨어진 후보작을 과감히 발탁한 셈이 됐다. 1969년 4월25일 첫 호를 발간한 ‘70년대’는 동인 일부가 떠나고 다른 시인들도 각자 바빠짐에 따라 73년 6월4일 마지막 호를 내고 막을 내렸다.

 이날 다섯 시인을 대표해 경과보고에 나선 윤후명씨는 “60세만 넘으면 사라지는 우리 사회에서 70대를 앞둔 시인들이 이런 행사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초유의 일”이라며 “70대가 되더라도 계속 전진하고 싶다. 이건 우리 자신에게 주는 메시지인 동시에 우리가 한국 시단에 들려주고 싶은 소박한 말”이라고 말했다. 강은교씨는 “정작 ‘70년대’를 처음 냈을 때에는 출판기념회도 안 하고 다같이 작약도로 놀러 갔는데, 오늘 이런 행사를 갖게 되니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론 슬프기도 하다”고 말했다. 강씨가 대표시 ‘우리가 물이 되어’를 낭송하자 환호가 터졌다.

 한국시인협회장을 맡고 있는 시인 신달자(69)씨는 축사를 통해 “1970년대라는 시간은 우리 가슴에 상처, 방황, 죽음 등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시는 살아 있었는지도 모른다”면서 “오늘만큼은 정치, 경제 등 모든 것을 제치고 시가 세상의 중심이 된 것 같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공식행사가 끝난 뒤 중견 시인들은 ‘고래’를 건배사로 삼아 술잔을 나누며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다.

글·사진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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