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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 휘감는 브루크너의 장중한 선율

입력 : 2012-07-19 21:52:08 수정 : 2012-07-19 21:5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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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25일 ‘교향곡 전곡 연주’ 19세기 후기 대표적인 낭만파 작곡가인 브루크너가 갖은 비난을 겪다 오랜 기다림 끝에 인정받은 첫 성공작이란 의미로, ‘첫 번째 영광(First Glory)’이란 부제가 붙여졌다.

브루크너의 ‘교향곡 7번’은 그가 평소 존경하던 바그너에게 헌정할 목적으로 작곡한 것으로 그의 대표작이다. 바그너의 죽음을 애도하는 2악장 아다지오의 깊은 탄식 외에도 장중한 가운데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당시 브루크너는 교향곡들을 발표할 때마다 음악평론가의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 그가 활동하던 빈 음악계는 전통 형식을 고수하는 브람스를 옹호하는 한슬리크 일파와 새로운 음악형식을 추구하는 바그너와 양분돼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브루크너는 바그너를 “대가 중의 대가”라 부르며 노골적으로 바그너를 숭배했고, 그의 행태는 브람스의 강력한 지지자인 한슬리크의 눈밖에 날 수밖에 없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그는 정치적인 희생양이었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 장면.
바그너의 대표적인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 ‘전주곡과 사랑의 죽음’도 연주된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중에서도 ‘처음이자 끝’이며,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 곡은 남녀 간의 사랑과 그로 인한 번뇌가 사무치게 표현된 곡이다. 이와 함께 브루크너 음악의 심오한 화성과 웅장한 음향의 유래를 확실히 깨닫게 해주는 곡이다.

지휘는 임헌정이 맡았다. 지난 23년 동안 부천필을 지휘하며 국내 최초 말러 시리즈 등의 쾌거를 이뤄 한국 교향악사에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1989년부터 무려 23년 동안 부천필을 이끌고 있는 그에게는 ‘첫’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닌다. 서울대 음대 재학 시절 파격적으로 스트라빈스키의 ‘병사의 이야기’를 초연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이어진 ‘부천필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 시리즈’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말러의 교향곡 전곡을 성공적으로 연주해내 ‘말러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의 이 같은 노력 덕택에 부천필은 2005년 음악단체로는 처음으로 한국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호암상’을 수상했다. 입장료 1만∼3만원. 1544-1555

박태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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