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등 가벼운 운동 소화에 도움…장시간 외출시 온에 신경써야

소화불량증은 위장 점막이 손상됐거나 위액 등 소화효소 분비의 문제가 있을 때 주로 생기지만 소화기능은 낮은 기온에 의해서도 떨어질 수 있으며 신체 활동량이 너무 부족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겨울철 기온이 낮아지면 이에 따라 우리 몸도 신진대사가 약해지면서 몸의 기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특히 하루 종일 과도한 추위에 노출됐다면 일시적으로 위장 기능이 저하돼 소화불량·식욕감퇴·위장장애·변비·설사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지나치게 낮은 온도가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주어 이 같은 증상을 불러오는 것이다.
차가운 공기에 배가 장시간 노출돼도 열을 빼앗겨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소화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소화기관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의 추위에 노출되더라도 몸이 적응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오랫동안 추위에 노출된 후 음식을 먹으면 위장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때는 몸을 충분히 녹인 후 천천히 음식을 먹고, 되도록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겨울철 실내외의 급작스러운 온도차도 소화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뇌 중심부에 있는 시상하부에는 온도조절 중추가 있어 외부의 기온이 높건 낮건 그에 맞춰 혈관을 확장 및 수축시킴으로써 신체의 온도를 36.5도로 유지하는 작용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인체의 조절기능은 실내외의 급격한 온도차에 의해 부조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을 특별히 잘못 먹은 적도 없는데 이유 없이 소화가 안 되고 배가 아프며 설사 증상이 있다면 실내외의 급작스러운 온도차를 최대한 피할 필요가 있다. 밖에서 실내에 들어왔을 땐 춥다고 전열기구 가까이에서 몸을 갑자기 녹이지 말고, 자연스럽게 몸의 온도를 올리도록 한다.
또 추위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해 소화를 방해하기도 한다. 추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교감신경이 항진돼 위장으로의 혈류가 줄어들게 되고 위의 활동성이 떨어지며 소화효소의 분비가 줄어들게 된다. 겨울철 외출 시에는 최대한 따뜻하게 입어 추위로 느끼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소화기질환 전문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병원장은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위나 대장 같은 장기의 운동을 조절하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은 온도 변화에 특히 민감하다”며 “겨울에 유독 소화불량 증세가 잦다면 추위와 급격한 온도차를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겨울철은 추위 탓에 외출을 삼가면서 활동량이 많이 줄어들어 위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일도 있다. 위장 운동은 음식의 종류나 식사 시간 등과 더불어 사람의 활동량 등에도 영향을 많이 받게 마련이다. 때문에 식사 뒤에 앉아만 있거나 누워만 있으면 위장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식사 뒤 곧바로 과도한 활동을 하는 것도 금물이다. 식사 후에 과도한 운동을 하면 팔다리의 근육에 전달되는 혈액 양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위장으로의 혈액 순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소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식사 뒤 20∼30분 쉬고 난 뒤 산책 등의 가벼운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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