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뮤지컬 시장은 유난히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된 해외 라이센스 뮤지컬이 강세를 보였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필두로 ‘미스 사이공’, ‘빌리 엘리어트’, ‘모차르트!’ 등이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총 25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국내 최대 규모다.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천재적인 음악성을 지녔지만 얼굴이 추악해 숨어 사는 팬텀이 사랑하는 여가수 크리스틴을 돕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9월 1년 간의 대단원의 막을 내린 ‘오페라의 유령’은 국내 최초 단일 공연으로 33만 관객을 동원하며 27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미스 사이공’ 역시 총 11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대작이다. 1975년 사이공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부대의 철수가 시작되는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미군 병사 크리스와 젊은 베트남 여성 킴의 드라마틱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초반 유료객석 점유율이 50% 수준을 보였지만 80% 대의 점유율까지 보이며 총17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준비 제작기간이 3년이었던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총 135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2010년 최고의 기대작이었다. 2000년 개봉됐던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11세 소년 빌리가 발레리노로 성장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12월에는 뮤지컬 ‘아이다’가 다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아이다’는 2005년 국내 초연 당시 총 제작비 130억원을 투자한 작품으로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 이집트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 공주, 장군 라다메스의 러브스토리를 담고 있다. 공연 예매 사이트에서 1위 자리를 꾸준히 지켰으며 마니아 층을 형성하며 재관람율이 높았던 것이 특징이다.
◆ 몰려온 ‘아이돌’, 득일까 실일까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뮤지컬계의 아이돌 스타 캐스팅이 올해 정점에 올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 동방신기 출신의 JYJ 멤버 시아준수는 ‘모짜르트!’로 새롭게 떠오르며 제 4회 뮤지컬 어워즈와 16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남우신인상을 받은 바 있다. 굴곡 많았던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인생을 역동적 갈등 구조로 풀어나간 '모차르트!'는 인간 모차르트의 사랑과 자유에 대한 갈망 그리고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아들을 이용하는 아버지 레오폴드등 다양한 인물들의 캐릭터를 살려내 큰 호응을 얻으며 총 40억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너도나도 스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어 일각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아이돌 1세대인 그룹 핑클의 옥주현과 SES의 최성희(바다)가 뛰어난 연기력과 티켓 파워를 과시하며 성공적인 안착을 한 이후 속속히 뮤지컬 무대에 도전하는 이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부터 뮤지컬에 도전한 TV 스타들은 줄잡아 4,50명에 이른다.
올해 그룹 시아준수(모차르트!)를 비롯해 ‘빅뱅’의 대성(캣츠)과 승리(샤우팅) 유노윤호(궁), ‘소녀시대’의 제시카(금발이 너무해), 태연(태양의 노래), 슈퍼주니어의 성민과 예성(홍길동) 등이 뮤지컬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며 무대에 올랐다. 아이돌 스타들이 뮤지컬계에서 잇따른 러브콜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티켓 파워다. 실제로 소녀시대 태연이 출연한 ‘태양의 노래’와 동방신기의 시아준수가 출연한 ‘모차르트’는 티켓 오픈때부터 예매 사이트 서버가 다운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 뮤지컬 관계자는 “작품성보다는 팬덤에 따라 작품이 좌지우지 되는 양상은 좋은 작품 만들기보다 인기 많은 아이돌 캐스팅에 열을 올리는 데에 집중돼 결국 제 살 깎아먹기나 다름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 돌아온 조승우…떠오른 박칼린
뮤지컬계 최고의 흥행스타로 손꼽히는 조승우가 돌아왔다. 조승우는 군 제대하자마자 복귀작으로 ‘지킬앤하이드’를 택했다. 자신의 뮤지컬 스타로 만들어 준 작품으로, 4년만에 다시 출연하게 됐다. 회당 1800만원이라는 개런티도 화제를 모았다. 제작자 신춘수 프로듀서는 “조승우 덕에 ‘지킬 앤 하이드’의 인지도가 올라갔다. 제작비 내에서 최고 대우를 해주는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조승우의 합류소식에 티켓 오픈 15분만에 12월 공연티켓이 매진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다시 입증했다.
뮤지컬계에서 잔뼈가 굵은 음악감독 박칼린은 ‘여자 히딩크’라는 별명과 함께 KBS ‘남자의 자격’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박칼린은 두 달간의 축제를 마치고 다시 본업인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돌아갔다. 최근 세계적인 극작가 조나단 라슨의 뮤지컬 '틱,틱…붐!'의 음악슈퍼바이저로 참여, 오민영 음악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오히려 ‘남자의 자격’ 때문에 박칼린의 뮤지컬이 주목을 받을 만큼 이슈 스타로 떠올랐다. 오는 18일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아이다’의 음악감독으로 박칼린이 나선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화제다. 박칼린은 방송에서 보여준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과 따뜻한 포용력이 부각되며 '이 시대가 필요로하는 여성 인재상'으로 조명되는 등 더욱 인기를 끌었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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