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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반대’ 수경스님, 화계사 주지·조계종 승적 반납후 잠적

입력 : 2010-06-15 03:08:52 수정 : 2010-06-15 03: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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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적인 삶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고파”
“환경운동도 또 다른 권력”
현 정부의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을 벌여온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61·사진) 스님이 서울 화계사 주지 자리를 내놓고 조계종 승적도 반납한다는 뜻을 밝힌 채 잠적했다.

수경 스님은 14일 측근에게 전한 ‘다시 길을 떠나며’라는 글에서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떠난다. 먼저 화계사 주지 자리부터 내려놓는다. 조계종 승적도 내려놓는다. 얼마가 될지 모르는 남은 인생은 초심으로 돌아가 진솔하게 살고 싶다”고 밝혔다.

수경 스님은 이 글에서 “환경운동이나 비정부기구(NGO) 단체에 관여하면서 모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한 시절을 보냈다. 비록 정치권력과 대척점에 서긴 했지만, 그것도 하나의 권력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슨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에 빠졌다”고 돌아봤다. 또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을 보면서 나 자신의 문제가 더욱 명료해졌다. ‘한 생각’에 몸을 던져 생멸을 아우르는 모습에서 지금의 내 모습을 분명히 보았다”며 “나는 죽음이 두렵다. 나 자신의 생사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사람이다. 그런데 어떻게 내가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겠나. 대접받는 중노릇 하면서, 스스로를 속이는 위선적인 삶을 이어갈 자신이 없다”고 글을 이었다.

그는 “내게 돌아올 비난과 비판, 실망, 원망 모두를 약으로 삼겠다. 나는 다시 길을 떠난다. 어느 따뜻한 겨울, 바위 옆에서 졸다 죽고 싶다”고 글을 맺었다.

수경 스님은 충남 청양 출신으로 1967년 수덕사에서 사미계, 1970년 범어사에서 구족계를 받았고 2006년 6월 서울 화계사 주지로 임명된 후 지난 4월 재임됐다. 2000년 범불교연대 상임대표, 지리산살리기국민행동 상임대표를 지냈고 2001년 9월부터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를 맡으면서 생명·평화를 위한 오체투지와 4대강 반대운동 등을 벌여왔다.

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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