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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다산(김상홍 지음, 글항아리, 1만1800원)=경학자나 실학자로서가 아니라 아버지로서 다산 정약용을 조명한 책. 정약용은 실학을 집대성한 훌륭한 학자였지만 아버지로서는 너무나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9명의 자녀를 두었지만 6명이 요절했고, 유배생활을 끝낼 즈음에는 젊은 며느리도 잃었다. 이런 아픔을 겪는 가운데서도 정약용은 자식들을 혹독하게 교육했으며, 며느리에게는 직접 묘비문을 써줄 만큼 자상한 면모도 보였다. 백성을 위한 정치를 강조했던 정약용의 학문 역시 자녀를 사랑하는 감정이 나라와 백성에게 확산된 ‘일시이동인(一視而同仁·하나로 보고 같이 사랑함)’의 실천이다.

■고종의 정치사상과 정치개혁론(장영숙 지음, 선인, 2만8000원)=유교의 정신적 가치와 서양문명의 절충을 뜻하는 ‘동도서기(東道西器)’에 기반을 둔 과도기적 개명군주로서의 고종 평가서. 고종은 선대왕인 정조를 통치의 스승으로 삼고 정조가 했던 방식대로 규장각을 활용하면서, 개화 관련 서적을 수집하고 규장각에 내려줘 지식인층에게 ‘동도서기론’을 널리 알렸다. 그러나 중첩된 통치기구는 행정의 비효율화를 초래했으며, 왕권 강화 의지가 지나쳐서 민중 개혁으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한계도 있다.

■이토 히로부미(이종각 지음, 동아일보사, 1만3000원)=안중근 의사의 의거로 사망한 이토 히로부미를 재조명한 평전. 순종은 이토의 암살 소식을 듣고 ‘국운이 다했다’고 탄식했으며, 고종은 “이토를 죽인 ‘흉한’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개탄했다. 안중근의 아들 안준생은 이토 30주기에 맞춰 그 아들을 만나 사죄했다는 일본의 자료 등 충격적인 내용을 담았다.

■사명대사 일본탐정기(박덕규 지음, 랜덤하우스, 1만2000원)=사명대사는 일본이 조선인 피로(被虜·포로) 3000명을 송환시키고 조선 침략 때 선왕의 능을 훼손한 일본 병사를 잡아 보내는 수확을 낳았으며, 이로부터 3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한일 평화외교 시대가 열린다. 책은 일본이 다시 조선을 침략할 것인지를 살펴보려고 선조가 1604년, 61세의 사명대사를 일본 현지로 보내기로 했다는 데서 시작한다.

■뇌 1.4킬로그램의 사용법(존 레이티 지음, 김소희 옮김, 21세기북스, 1만8500원)=하버드 의대 정신의학과 임상교수인 저자는 ‘인간은 뇌를 충분히 바꿀 수 있다’는 명제를 설명했다. 데이비드 스노던의 만카토 수녀학교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저자는 인간 뇌는 정해진 것이 아니며, 건강한 뇌를 위해 적절한 교정과 치료 등 내·외부 환경에 신경을 기울이면 충분히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한다.

■러브 차일드(김현영 지음, 자음과모음, 1만2000원)=소설집 ‘냉장고’를 낸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로 인간이 폐기물로 처리되는 공정을 묘사하면서 이를 목격하는 존재도 인간으로 그렸다. 소설은 재활용 심사에서 탈락한 폐기물이 어둠 속에서 적재함에 실리기 시작하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브로덱의 보고서(필립 클로델 지음, 이희수 옮김, 미디어, 1만5000원)=영화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의 감독이기도 한 프랑스 작가의 소설로 전작 ‘회색영혼’에 이어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 책을 냈다. 브로덱은 전쟁 중 수용소로 끌려가 ‘똥개 브로덱’으로 불리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다. 그 기억을 뒤로하고 겨우 마을로 돌아오지만, 마을에는 이상한 기류가 흐른다.

■어느 도시 아가씨의 아주 우아한 시골 생활(레이철 커스크 지음, 김소연 옮김, 민음사, 1만3000원)=1997년 발표한 장편으로, 젊고 유망한 영국 작가에게 주어지는 서머싯 몸 상을 받았다. 젊은 여성의 일과 사랑을 둘러싼 욕망과 현실을 다뤘다. 부모와 회사 상사, 남편에게 짧은 편지만을 남기고 스텔라는 짐을 싸서 기차에 몸을 싣는다. 외딴 시골마을에 도착한 그녀는 살갑게 대해주다가도 돌연 무지막지하게 쏘아붙이는 파멜라, 10대 소년 특유의 반항심으로 똘똘 뭉친 마틴 등을 만난다.

■카뮈의 마지막 날들(조제 렌지니 지음, 문소영 옮김, 뮤진트리, 1만원)=알베르 카뮈 사후 50주년을 맞아 그의 마지막 2일을 소설로 재구성한 작품. 1960년 1월 3, 4일 카뮈에게 벌어진 일들과 그의 심리가 묘사됐다. 가난했던 유년의 기억,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사랑, 어머니가 살던 알제리의 정치 상황,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야기된 논쟁과 공격, 카뮈의 사망 이후 반응 등이 펼쳐진다.

■나도 집이 그립다-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대한민국 아빠들에게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가?(임채영 지음, 사람사는세상, 1만1800원)=가족과 가정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방인처럼 떠도는 모든 아빠들에게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며 도리어 아빠의 부재를 실감하는 주부들이 먼저 밖으로 떠도는 아빠들에게 권할 만한 가족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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