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엇에 초점 맞춰야 하는지 제시

필자 또한 지난해에 비해 고민이 늘었고 주름도 많아진 것 같다. 이러한 마음을 다스리고 싶어 주워 든 책이 바로 ‘깨진 유리창 법칙’이었다.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비즈니스의 허점’이라는 카피 글이 병원을 운영하는 내 마음을 동요시켰기 때문이다.
‘깨진 유리창’이란 고객이 겪은 단 한 번의 불쾌한 경험, 한 명의 불친절한 직원 등 기업의 사소한 실수를 말한다. 그리고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란 고객에게 보이는 사소한 깨진 유리창이 기업을 쓰러뜨린다는 이론이다. 고객과의 진실한 접점의 순간에 과연 고객에게 깨진 유리창이 보이느냐, 안 보이느냐가 그 기업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것이다.
현재의 경제위기 속에서 많은 기업이 위기를 운운하며 변화와 혁신을 꾀하지만, 그보다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고객이 보는 ‘깨진 유리창’이라는 것을 이 책은 강조한다.
깨진 유리창은 큰 특징이 있다. 사소한 곳에서 발생해 예방이 쉽지 않다는 것, 문제가 확인되더라도 소홀히 대한다는 것, 문제가 커진 후 치료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더 들어간다는 것, 숨기려 해도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수리하면 큰 보상을 가져다준다는 것이 그것이다. 많은 글로벌 기업의 예를 들면서 책은 설명하고 있고 이내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교통과 통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깨진 유리창을 방치했을 때 야기되는 타격은 그 속도도, 타격의 크기도 엄청날 수밖에 없다.
결국, 고객을 대함에 있어 오만을 버리고 깨진 유리창을 능동적으로 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처음으로 접했을 때 고객의 입장에서 병원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직접 고객의 입장에서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병원의 허점’을 찾아보았다. 의외로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이를 발견할 수 있었고, 하나하나 단계별로 시정 조치를 하고 있다.
두 번째로 책을 읽었을 때에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내 자신에게 대입해 보았다. 남들이 보는 나의 허점은 무엇이 있을까. 한 병원의 이사장으로서 이목이 남들보다 집중된 가운데, 내 허점으로 인해 나 자신이 우리 병원의 깨진 유리창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대외 고객뿐만 아니라 대내 고객인 우리 직원에게도 나의 깨진 부분이 어디인지 곱씹어 생각해보았다.
이러한 행동을 통해 나 자신을 한번 더 돌아보고 깨진 유리창을 수리하는 작업을 조금씩 하게 됐으며, 조금은 나아진 자신을 느끼며 더욱 나를 독려하고는 한다.
위기라고도 하는 작금의 경제상황 속에서 ‘깨진 유리창 법칙’은 우리가 진정으로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제시하고 있다. 혁신과 변혁, 변화를 도모하기보다는 현재 우리가 가진 깨진 유리창을 발견하고 이를 수리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깨진 유리창을 어떻게 수리해야하는지, 깨진 유리창을 무시하지 않고 신속히 수리한 자에게 얼마나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는지 깨달아야 할 때이며 깨진 유리창을 통해 나 자신을 한번 더 되새겨보고 수리의 과정을 거쳐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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