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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신간] 때로는 나에게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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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삶의 일부" 15년간 지구촌 방랑기 때로는 나에게 쉼표/정영/달/1만3000원

정영/달/1만3000원
세계일보에 ‘정영의 길 위에서 만난 쉼표’를 연재하는 시인 정영이 여행 산문집을 내놓았다. 그가 내놓은 신간은 ‘때로는 나에게 쉼표’.

여행작가로 책을 내놓은 셈이지만, 그 표현과 접근은 시인의 섬세한 언어로 했다. 작가는 독자가 지역과 사람을 체계화하는 것을 반기지 않는 것 같다. 흔히 여행기에서 접하게 되는 섬세한 분류가 없어서다. 쿠바와 멕시코, 태국, 중국, 한국의 가평 등 여러 곳의 이야기가 뒤죽박죽 섞여 있다. 여행지만이 아니다.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도 종잡을 수 없다. 오렌지 장수, 두부 장수, 닭집 청년 등 정제되지 않음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곳곳에서 그의 여행 현장 동반자가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때로는 나에게 쉼표;정영/달/1만3000원
그래서다. 산문집은 여행기라기보다는 작가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 같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사실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여행자의  시선만이 아니라, 때로는 여행지의 풍경이 주인이 되고, 풍경 속의 사람들이 동반자가 된다. 정영의 글이 갖는 장점이다. 그는 여행지에서 만난 이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소중하게 생각한다. “밥 먹었느냐”는 인사말을 고맙게 여기고 위안 삼을 만큼 따뜻하게 현장을 바라본다.

15년 동안 이곳저곳을 방랑한 정영은 특정 여행지에 선호를 두지 않는다. 인생이 끝날 때에야 여행이 끝날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여행은 삶의 일부이고, 삶의 논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여긴다. ‘지구를 여행 중인 시인’은 하루하루를 걸을 수 있다는 것에 의미 부여한다. 죽는 날까지 아름다운 지구를 걷게 되기를 또한 희망한다.

여행 중에 그가 놓지 않은 끈은 현장주의였다. 그의 고백이 이를 드러낸다. “내가 손을 뻗었을 때 날 붙잡아준 것은, 멀리 있는 그리운 존재들이 아니었다.” 이런 말들은 시인이기도 한 여행작가의 글이 공감을 이끌어내는 힘이다. 이쁜 글만큼 예쁜 마음까지도 글에 힘을 보탰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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