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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만의 선율·독일인 영혼이 함께 흐르는 ‘슈만 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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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뒤셀도르프·라이프치히·드레스덴 ‘슈만 로드’에는 슈만의 선율과 함께 독일인의 영혼도 흐른다. 뒤셀도르프, 라이프치히, 드레스덴이 모두 아름답지만 독일의 아픔과 영광을 뼛속 깊이 경험한 드레스덴에 더 눈길이 간다. 1945년 연합군의 공격이 있기 전까지 이곳은 문화예술의 도시임을 자랑으로 여겼다. 그래서 드레스덴은 젖줄 엘베강과 연결돼 ‘엘베강의 피렌체’로 불렸다.

◇라이프치히 근교에서 볼 수 있는 독일의 가슴 저리는 가을 풍경.
1989년 통독 이후까지 50년 가까이 방치됐던 드레스덴이 부활의 종소리를 알린 것은 1990년대 초반. 시민들과 기업의 자각 덕택이었다. 옛 시가지의 중심인 노이마르크트 광장의 성모교회는 드레스덴의 좌절과 부흥을 동시에 상징하는 성스러운 곳이다. 교회 외벽의 검은색 벽돌은 전쟁의 아픈 기억을, 교회 꼭대기의 10m 가까이 되는 금장 십자가는 화해와 부활의 의미로 해석된다. 드레스덴 폭격에 앞장섰던 영국인 조종사의 아들이 십자가의 세공 과정에 참여했고, 영국인들이 그 비용을 지불했다. 유럽인들이 이를 자랑으로 여길 만하다.

드레스덴 주변에서는 아무래도 엘베강과 결합된 여러 곳의 풍경이 여행객을 유혹한다. 체코와의 국경선이 보이는 쾨니히슈타인 요새는 드레스덴에서 50분 정도 걸린다. 성곽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안으로 들어가니, 또 하나의 소도시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외부와 교류 없이 1500명의 주민이 4년간 버틸 수 있는 물자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물을 구하기 위해 150m 깊이로 팠다는 우물 앞에서는 현기증마저 난다.

드레스덴으로 돌아올 때는 여정 중간 지점에서 배를 타는 것도 훌륭한 추억으로 남는다. 좁은 강둑 양쪽으로 이어진 풍경들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유네스코는 2004년 옛 도심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그런 유네스코가 올해 드레스덴이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설한다는 이유로 자격을 박탈할 이유가 어렴풋하게 이해된다.

드레스덴으로 오기 전에 들렀던 곳은 라이프치히. 이곳은 문화예술보다는 교역의 중심지로 기억된다. 무역의 중심지였지만, 전쟁의 피해도 적었다. 라이프치히 사람들은 도시의 20% 정도가 피해를 봤다고 설명한다. 문화예술의 중심지 드레스덴이 겪은 고초를 생각하면, 라이프치히는 외부의 공격에 버텨내는 ‘행운의 철가죽’이라도 사용했나 보다. 

◇뒤셀도르프의 ‘라인 타워’에서 보이는 ‘미디어 하버’의 여러 건축물이 라인강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라이프치히도 독일인데, 음악과 문화의 향기가 전해지지 않을 리 없다. 슈만의 발자취를 찾고 싶은 간질간질한 유혹을 해소했다면, 이곳에서는 종교 개혁자 마틴 루터와 음악가인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흔적을 떠올려도 좋다. 라이프치히 옛 시가지에 자리한 ‘성 토마스 교회’는 바흐와 루터를 추억하기에 적당한 곳이다. 많은 바흐의 곡이 이 교회에서 초연됐고, 루터가 설교로 자신의 믿음을 설파한 곳이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6시에 즐길 수 있는 교회 합창단의 소리가 한없이 맑다. 단원들이 합창 소리가 맑고 성스럽다.

◇쾨니히슈타인 요새에서 바라보는 엘베강의 굴곡이 심하다. 아시아 관광객은 물론 유럽 여행자들도 엘베강과 그 주변을 감싸는 산악지대의 모습에 반해 이곳을 ‘작센 스위스’라고 부른다.
이번 여행의 독일 첫 발자국은 뒤셀도르프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독일을 대표하는 맥주 ‘알트 비어’의 감칠맛 나는 기억 때문에 뒤셀도르프에서는 시차도 피곤함도 느낄 수 없었다. 환경 오염을 없앤다며 세계 최단 거리를 자랑하는 핀란드 국영항공사 핀에어을 이용했지만, 경유까지 열 시간이 훨씬 넘는 비행으로 피곤할 만도 한데 말이다. 뒤셀도르프는 독일이 자랑하는 ‘디자인 도시’다. 이 이미지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장소가 ‘미디어 하버’다. 전쟁 후 독일 경제를 이끌었던 석탄과 철강 산업이 주춤하면서 항구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자, 최신식 건물로 항구를 되살려 낸 것. 영국의 데이비드 치퍼필드와 프랑스의 프랑크 게리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힘을 보탰다. 17년 전 지어진 240m 방송탑 ‘라인 타워’는 외부에서 보기에도 화려하다. 일반인이 들어갈 수 있는 168m의 전망대에 오르니 라인강이 수줍은 듯, 자랑스러운 듯 모습을 드러낸다.

뒤셀도르프·라이프치히·드레스덴=글·사진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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