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변화 심하게 느껴지면 전문의와 상담을
최근 고교생 5.2%에서 양극성장애(조울병)가 의심된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돼 관심을 모은다. 전문의들은 10∼20세 연령대에서 발병률이 높은 양극성장애는 우울증과 혼동하는 사람이 많으나 발생 원리도 다르고 약물 치료 방법도 차이가 있는 만큼 발병 초기부터 전문의를 통해 제대로 진단·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이사장 박원명)는 2007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전국의 고교 1, 2학년 2000명을 대상으로 양극성장애 여부를 조사한 결과, 대상자 중 104명(5.2%)에서 양극성장애가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양극성장애는 과하게 기분이 들뜨는 ‘조증’과 가라앉는 ‘우울증’의 감정상태가 불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질환으로 흔히 ‘조울병’으로 알려져 있다.
학회는 양극성장애는 확진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는 데다 양극성장애의 우울시기에 나타나는 증상이 흔히 알려진 우울증과 거의 흡사해 우울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한림대 성심병원 전덕인 교수팀이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양극성장애 입원 환자 131명을 조사한 결과, 환자 10명 중 2명이 ‘우울증’ 진단을 받은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의대 박원명 교수팀의 연구에서는 우울증 진단을 받은 환자의 15.2%가 2년 뒤에 양극성장애로 진단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양극성장애 환자가 우울증으로 진단받아 항우울제 등으로 치료를 받게 될 경우 급성조증 등 질환이 악화할 우려가 있어, 발병 초기부터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학회 측의 설명이다.
학회는 우울증과 양극성장애는 엄연히 다른 병이고, 생물학적인 발생 원리도 다르다고 강조한다. 우울증은 우울한 증상이 지속하는 질환으로 항우울제 등의 약물 치료를 하며, 양극성장애는 신경세포를 안정화하고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잡아 주는 약물 치료가 가장 중요하므로 기분조절제 등의 약물이 사용된다. 따라서 양극성장애를 항우울제로 치료할 경우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악화할 수 있다. 프로작과 같은 항우울제는 우울한 기분을 개선할 때만 쓸 수 있으며, 조증인 사람에게 항우울제를 쓰면 더욱 감정이 격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원명 이사장은 “청소년기 양극성장애 치료를 위해서는 부모가 청소년 자녀의 기분 상태 및 감정 변화를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감정의 변화가 심하다고 느껴지면 정신과 전문의 상담과 치료를 권유하는 것이 좋고 이때는 부모도 같이 상담을 받는 것이 효과적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태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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