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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을 세계적 심장특구로 만들 것”

입력 : 2008-11-24 10:08:51 수정 : 2008-11-24 10: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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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에도 왕성한 활동 부천세종병원 박영관 이사장
◇부천세종병원 박영관 이사장은 고희에도 ‘부천심장특구’ 구상을 추진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40년간을 흉부외과 전문의로 살아온 그는 겨울철 뇌졸중에 걸리지 않으려면 외출 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고혈압이나 당뇨환자는 정기적으로 건강상태를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제 겨울철로 접어드는데 뇌졸중이나 심장질환에 유의해야 합니다. 기온이 떨어지면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이 평소보다 센 힘으로 혈액을 밀어내면서 혈압이 상승합니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환자는 혈관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약해진 혈관 부위가 터지거나 좁아져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부천 세종병원 박영관(70) 이사장은 최근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자 매일 병동을 돌며 입원환자, 내원자, 그 가족에게 뇌졸중 예방의 중요성을 당부하곤 한다. 11월부터 갑자기 의식을 잃거나, 한쪽 팔다리가 둔해지고 마비가 오며, 안면 마비로 입이 돌아가는 등 뇌졸중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평소보다 20∼30% 이상 많아지기 때문이다.

흉부외과 전문의인 그도 뇌졸중으로 쓰러진 적이 있다. 한양대 의대 교수로 있다 사표를 던지고 1982년 당시 소도시에 불과한 부천에 심장전문병원을 연 뒤 병원을 일으키기 위해 동분서주하다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져 수개월 고생했다. 이때부터 그는 생활 속에서 예방법만 실천한다면 돈 들이고 병원까지 올 필요가 없다고 환자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한다.

심장전문병원으로 개원한 지 올해 27년째인 그의 병원은 이제 연평균 1300건의 개흉 심장수술과 4000여건의 심장중재수술을 자랑한다. 전국 병·의원에서 고난도 수술이 필요한 심장환자를 이 병원으로 추천하는 등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지난 17일 기자와 만난 그는 고희(古稀)에 그간의 병원 경영 경험을 살려 병원이 위치한 부천을 심장특구로 추진하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가 구상하는 심장특구는 외국 심장병 환자를 원스톱으로 치료하는 것은 물론 순환기질환 관련 연구기업과 제약사 등을 클러스터화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첫 단계로 러시아의 심장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외국인 전용 병상을 내년에 착공할 예정이다.

“러시아에는 심장질환으로 매년 130만명이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또 해마다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지역 러시아인 수천 명이 9시간이나 걸리는 싱가포르까지 치료받으러 나가고 있습니다. 이들 환자를 국내로 데려와 우리 기술로 치료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여름 병원 실무진이 러시아를 방문한 뒤 이 같은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박 이사장은 부천심장특구의 모델로 미국 심장전문병원 메이요클리닉과 클리블랜드클리닉을 떠올렸다고 한다. 미네소타 로체스터시에서 시작한 메이요클리닉이나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시의 클리블랜드클리닉은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에 있다. 그런데도 이들 클리닉은 미국 전역에서 1∼2위를 다투는 전문병원으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클리블랜드클리닉은 오하이오주의 가장 큰 고용주이면서 연간 44억달러가 넘는 수입을 올리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우리 병원이 나서고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지원한다면 부천을 세계적인 ‘심장특구’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클리블랜드클리닉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한 비용으로 같은 수준의 치료를 할 수 있으면 많은 외국 심장병 환자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병원의 성장에 걸맞은 사회적 책무도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1982년 개원 후 최근까지 사회봉사단체들과 협력해 몽골과 베트남 등 전세계의 해외심장병 환자 600여명을 무료수술했다. 12월 중순에는 전남 강진·영광·진도·해남지역 어린이 심장병 환자 8명을 병원으로 초청해 수술해 줄 예정이다.

박 이사장은 “26년간 좌고우면하지 않고 심장이란 한 우물을 파다 보니 이제는 대학병원들이 벤치마킹하는 정도의 궤도에 올랐다”며 “이사장으로서 남은 삶을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화한 심장병원을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고령에도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는 “스스로 정한 금연, 운동, 식이요법, 스트레스 해소 등 4가지 건강관리법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젊은 뇌졸중 환자도 병원을 찾고 있다는 박 이사장은 “아침 운동이나 외출할 때 보온을 유지하고, 고혈압이 있으면 반드시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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