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태안군에 따르면 지난 6월 27일 만리포를 시작으로 문을 연 태안지역 32개 해수욕장의 피서객수는 17일 현재 164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12만여명에 비해 88% 급감했다.
올여름 휴가 절정인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날씨가 유례없이 좋았고, 태안살리기를 위한 전국적인 성원에도 피서객의 감소폭이 예상보다 커 주민들의 상실감을 키우고 있다. 이는 기름유출 사고에 따른 해수욕장 오염에 대한 우려로 수도권 등 상당수 피서객들이 다른 지역으로 발길을 돌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염피해가 덜했던 안면도 등 남부지역에 피서객이 집중된 반면 방제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신두리 모래언덕 등 북부지역은 관광객들이 거의 찾지 않아 기름유출 피해의 악몽이 이어졌다.
신두리에서 펜션을 운영 중인 한 주민은 “신두리에만 30여개소의 펜션이 500여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주말을 제외하고는 거의 한산해 한 달여 전부터 예약이 완료되던 예년과는 딴판이었다”면서 “중단된 방제작업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다양한 활성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만리포 등 군내 30여 해수욕장에서 7월 말부터 8월7일까지 ‘춤추는 바다! 태안’ 축제가 열려 다양한 이벤트로 피서객들을 끌어모았고, 정부와 충남도, 대기업 등의 행·재정적 지원과 각종 이벤트 개최가 이어졌지만 아직은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면서 “방제를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친절 서비스 등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진태구 태안군수는 기름피해를 극복하고 올여름 해수욕장을 정상 운영할 수 있었던 것과 관련, 전국의 자원봉사자와 각종 축제 참여자 등 30여만명에게 감사 서한을 보낼 계획이다.
진 군수는 “자원봉사자들이 방제작업에 그치지 않고 ‘경제살리기 운동’에도 적극 동참해줘 해수욕장이 정상 개장하고 태안군민들도 절망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면서 “이번 피서철 일부 업주들의 불친절과 바가지요금으로 마음을 상하게 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태안이 다시 태어나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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